열악한 농촌 대중교통…고령농 백신접종 ‘장벽’

입력 : 2021-05-03 00:00

대중교통 운행 법정리 29%뿐 관련 정부 예산 집행률도 낮아

지자체, 종합 개선대책 모색 자체적 노선 결정·운행 절실

 

“예방접종센터까지 가는 게 일이죠. 마을 정자나무 앞으로 관광버스가 온다는데 보행보조기를 끌고 거기까지 가는 것도 힘든 데다, 큰 버스를 오르내리는 일도 쉽지 않아 걱정이에요.”(충남 청양군 정산면 81세 김모 할머니)

75세 이상 일반인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농촌의 열악한 대중교통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는 임시방편으로 관광버스 등을 빌려 주민들을 수송하고 있다.

농촌의 대중교통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2019년 대중교통 현황조사’에 따르면 전국 1만5172개 법정리 가운데 최소한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확보한 지역은 4469곳(29.5%)에 불과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농촌벽지 노선의 손실분을 일부 보전해주고 있지만 고령화된 농촌 여건을 감안한 교통체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농어촌 등 교통소외지역의 교통서비스 강화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는 기존 교통서비스 체계를 유지하면서 운영비나 요금을 지원하는 사업 중심으로 정책이 추진된다”면서 “(운영비 지원 위주에서 벗어나) 지역의 경제적 여건이나 교통 상황을 고려해 교통체계 전반을 향상시키는 종합적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어촌버스의 사각지대를 메우고자 2014년 도입한 ‘농촌형 교통모델 사업’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저렴한 택시와 버스를 통해 농어촌버스가 다니지 않는 노선이나 대중교통 거점까지 농촌주민들의 이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당초 ‘100원 택시’ 등 택시형으로 시작됐다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농어촌버스 운행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2019년부터 버스형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버스형은 지난해 82개 군 중 73개 군만 승인을 받았고, 이 중 68곳만 실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 집행률도 70% 남짓에 그쳤다.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지자체들은 대체로 기존 운수업체와 협의 실패를 이유로 꼽는다.

대조적으로 버스업체 손실분을 보전해주는 데서 벗어나 행정이 직접 버스 노선 결정·운행권을 획득한 지자체도 있다. 2013년 버스 완전공영제를 도입한 전남 신안군이 대표적이다. 신안은 완전공영제 도입으로 당초 33개 노선(버스 22대 운영)이 114개(67대 운영)로 확대됐고, 이용객도 20만명에서 67만명(최근 5년간 연평균)으로 크게 늘었다. 군 관계자는 “사장 등 관리직 인건비 감소로 오히려 버스회사에 비용을 보전할 때보다 10∼15%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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