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깐깐한 ‘귀국보증’ 요구에 계절근로자 농촌유입 ‘0명’

입력 : 2021-04-07 00:00 수정 : 2021-04-07 23:47

재입국 보증해야 비자 주는데 해당 국가들은 코로나로 기피

상반기 외국인력 입국 난항 지자체들 내국인 확보 ‘사력’

 

농번기가 시작되면서 농촌이 분주해졌다. 하지만 농민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계절근로자들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외국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체결해 계절근로자를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일선 지자체들은 ‘귀국보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담당자들 사이에선 “올 상반기는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37개 지자체에 4406명의 농업분야 계절근로자가 배정됐다. 계절근로자란 농번기 일손난을 해결하고자 외국인 근로자가 단기간(3∼5개월) 지정된 농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단 한명도 입국하지 못한 데 이어 올해도 지금까지는 입국 실적이 ‘0명’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방역조치가 강화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법무부는 계절근로자 비자 발급 조건으로 상대국 ‘정부’의 귀국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귀국보증이란 상대국이 계절근로가 종료된 자국민의 재입국을 받아줄 것을 약속하는 서류다. 그런데 ‘왕복항공권’을 첨부하거나 적어도 돌아갈 날짜를 특정해야 하는 정도로 까다로워서 우리 지자체가 상대국 정부로부터 귀국보증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각 지자체와 계절근로자 도입 추진 현황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데, 현재로선 어떤 지자체도 귀국보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경북 영양은 베트남으로부터 계절근로자를 들여오려고 격리시설까지 확보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베트남 정부가 자국민의 재입국을 제한하자 계절근로 비자가 발급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자국민 재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는 단기 순환이라는 계절근로의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계약이 끝난 계절근로자의 주거 불안정 등으로 방역 사각지대를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한시적 계절근로’도 계절근로자 공백을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법무부는 고용허가제(E-9) 등을 통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농촌에서 단기간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은 223명에 그쳤다.

이에 각 지자체는 올 상반기도 계절근로자에 희망을 걸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내국인 근로자를 확보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은 계절근로자를 배정받은 강원도는 지역 내 여성·새터민·다문화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각 기관의 구직 희망자와 농업 일자리를 연결해주기로 했다. 도내 3개 대학교로부터도 일손을 수급받는다.

경북도는 내국인 구인을 위한 농촌인력지원센터 및 농촌인력중개센터를 39곳으로 확충, 조기 운영에 돌입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연초 조사 결과 약 5만8000명(연 인원)의 일손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는데, 외국인 구하기는 어려워 최대한 내국인을 확보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지자체들은 법무부에 귀국보증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관련 민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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