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직불금 신청] 2년차 여유…임차농 속앓이

입력 : 2021-04-05 00:00

접수 첫날 전북 군산 개정면사무소 가보니 

문 열자마자 농민들 북적북적

농지 소재지 이용 원칙인데 잘못 찾아와 발길 돌리기도

고령농, 직원 도움받아 신청

 

“오늘만 손꼽아 기다렸죠. 지난해 11월 소농직불금(120만원)을 처음 받았는데, 목돈이 필요한 시기에 정말 요긴하게 썼거든요.”

1일 오전 10시 전북 군산시 개정면사무소. 전형적인 시골 면사무소인 이곳에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공익직불금 신청서를 손에 쥔 농민들이 문을 열자마자 밀려든 것. 농민 김미옥씨(60)는 “남편과 함께 18년 이상 농사를 지었는데 지금은 태양광발전에 일부 돌려 논 2300㎡(약 700평)만 남은 상태”라면서 “어려운 영세농에게 지원되는 직불금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익직불금을 예찬하던 김씨는 그러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씨의 농지가 인근 대야면에 있어서다. 직불금은 농지 소재지 읍·면·동에서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2021년도 기본형 직불금 신청이 1일 개시되면서 전국 3300여 읍·면·동 사무소가 바빠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읍·면·동사무소는 3491곳. 이 중 직불금 신청 대상 농민이 있는 곳은 3304곳이다.

접수 첫날 이곳을 찾은 농민들은 주로 지역 외 거주자였다. 서정민 면사무소 산업계 주무관은 “이장님들을 통해 28개 마을 농민들에게 신청서를 배포하고 마을별로 신청시기를 달리한 대신, 지역 외 대상자에겐 안내서를 미리 발송해 이분들이 일찍 신청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지난해 경험이 있어서인지 비교적 여유로운 신청 모습을 보였다. 시내에 살면서 3300㎡(약 1000평) 남짓 논농사를 짓는다는 오순옥 할머니는 “아흔살이 다 됐다”면서도 직원의 도움을 받아 6장에 달하는 농민용 등록신청서를 무리 없이 작성했다.

지급 대상 농지가 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 농민들은 혼선을 드러냈다. 지난해 면적직불금을 받았다는 채정묵씨(71)는 “논농사를 우리 지역에서 9900㎡(약 3000평), 김제시 진봉면에서 1만6500㎡(약 5000평) 짓는데 규모가 제일 큰 농지 소재지에서 신청해야 한다고 하니 진봉면으로 이동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신청 방식 여전히 헷갈린다”고 말했다.

임차농들의 속앓이도 느껴졌다. 이날 오후 대야면 인근에서 만난 농민 A씨는 “올해부터 임차농은 신청할 때 임대차계약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는데, 지주들이 잘 안 써주는 게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지자체 담당자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긴 마찬가지였다. 전북도는 지난해부터 가구당 연간 60만원 규모의 ‘농어민 공익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올해분 수당 신청기간이 2월1일∼4월30일로 직불금과 상당 기간 겹친다.

이달 중순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에 따른 4차 재난지원금 신청도 개시된다. 농업분야 지원금인 ‘소규모 농가 한시 경영지원 바우처(소농 바우처)’ 신청은 5일부터, ‘코로나 극복 영농지원 바우처’는 14일부터 이뤄진다.

유상희 전북도 농민소득안정팀장은 “작은 면사무소에선 산업계 직원 한명이 정책사업 집행을 전담하는데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플러스’ 등 농업 외 분야에 대한 코로나19 피해지원 사업도 같이 담당해야 해 부담이 크다”면서도 “마을별 순차 접수 등을 통해 농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농식품부 공익직불정책과 서기관은 “법 통과 직후 시행령과 사업지침을 동시에 준비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준비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 만큼 전산시스템을 미리 개편하는 등 농민과 지자체 담당자의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직불금 지급 대상 농민들은 5월31일까지 농지 소재지 읍·면·동에서 꼭 신청해달라”고 말했다.

군산=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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