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쇠고기·과일 시장 문턱 더 낮춰라”

입력 : 2021-04-05 00:00

무역대표부, 무역장벽 보고서

동식물 위생·검역 불만 제기

쇠고기 수입 월령제한 완화

사과·배·복숭아 개방 요구  

 

한국의 쇠고기·과일 시장을 추가로 열어달라는 미국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우리농식품 시장에서 이미 큰 성과를 거뒀음에도 이에 만족하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3월31일 ‘2021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발간했다. 미국 통상법 제181조에 따라 매년 정례적으로 발간하는 보고서로, 여기에는 주요 교역국의 무역장벽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다. 올해 보고서 중 한국과 관련한 내용은 13쪽 분량으로, 지난해보다 1쪽 늘었다.

USTR은 우선 한국의 동식물 위생·검역(SPS) 장벽이 너무 높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쇠고기를 재차 지목했다. 한국은 미국 쇠고기 수출에서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

우리 정부는 2008년 4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 모든 월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키로 했다가 국민 반발이 거세지자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을 조건으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제한했다. 보고서는 이런 과도기적 조치(Transitional Measure)가 10년 넘게 이어진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USTR은 패티나 소시지 등 쇠고기 가공식품 수입 제한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쇠고기 가공식품 원료의 월령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입을 막고 있다.

USTR은 한국 식약처가 미국산 쇠고기에서 락토파민 잔류 물질이 확인된 뒤 미국의 관련 육류시설을 수출 허용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한국의 잔류 허용치 기준 방식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설정한 잔류 기준이 국제 기준보다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다.

락토파민은 가축 사료에 쓰이는 성장촉진제로, 대만에선 미국산 돼지고기에서 이 물질이 발견돼 한동안 안전성 논란이 빚어졌다.

USTR은 한국의 과일시장 추가 개방이 필요하다며 사과와 배, 핵과류(복숭아 등)를 콕 짚어 거론했다. 우리나라는 과실파리 같은 병해충 발생을 이유로 미국산 사과·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자국 영토에서 사과와 관련한 위험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1993년 수입위험평가를 우리 측에 요청했고, 이듬해에는 배에도 같은 요구를 했다. 미국산 사과·배에 대한 수입위험평가는 전체 8단계 중 각각 4단계가 마무리됐고, 5단계가 진행중에 중단됐다. 6∼8단계가 입안예고나 고시 등 서류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5단계가 마무리되면 미국산 사과·배 수입은 가시권에 들어온다. 미국은 핵과류 중에선 넥타린(털 없는 복숭아)에 대한 수입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산 사과·배 시장이 열리면 국내 농업에 미치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한·미 FTA 협정문에 따라 미국산 사과 관세 45%는 단계적으로 내려가다 올해 철폐됐고, <후지> 계통은 2031년 완전히 사라진다.

블루베리와 체리도 미국이 추가 개방을 원하는 대표 품목이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9월 미국산 블루베리 수입을 오리건주산에 한해 허용했는데, 미국은 이를 캘리포니아 등 다른 주로 확대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체리는 서부지역산에 한해 메틸브로마이드 훈증소독 후 수입이 가능하다. 미국은 이같은 수입 조건을 다른 지역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한국이 미국산 과일 수입을 허용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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