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대응, 일본 ‘고향세 +α’ 할 때 한국은 ‘게걸음’

입력 : 2020-11-27 00:00 수정 : 2020-11-29 01:09

日, 2008년 고향세 도입·안착

2016년부터 도시청년 대상 ‘고향 워킹홀리데이’ 운영 관련 정책들 법률로 뒷받침

韓, 종합적인 지원책 부재 인구감소지역 특별법 등 절실

 

고령화율이 30%에 육박하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나이 든 나라다. 출산율은 전세계 하위권을 맴돈다. 더구나 ‘도쿄 일극(一極) 집중’이 극심해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도쿄 인구가 1400만명을 넘어섰다. 이렇다보니 지방의 소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자연스레 나온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현상, 이에 따른 지방소멸문제까지 우리나라와 판박이다. 하지만 대응은 사뭇 다르다. 지방소멸 매를 우리보다 조금 일찍 맞은 일본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일본은 지방의 부족한 세수를 보충하고자 2008년 ‘후루사토 납세제(고향세)’를 도입했다. 납세자가 소득세 등 일부를 원하는 지역에 내고 이에 대한 소득공제를 받는 제도다. 기부를 받은 지방자치단체는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한다. 도입 초기에는 큰 성과가 없었지만 정부가 납세 편의를 제고하는 등 제도를 꾸준히 개선한 결과 2008년 81억엔이던 납세액이 2018년엔 5127억엔(약 5조440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현재 이 제도는 열악한 지방 재정에 보탬이 되고, 지역농산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농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일본 고향세가 발전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2007년 도입 논의가 처음 촉발된 뒤 게걸음만 치고 있다.

일본은 지방 곳간을 채우는 한편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데도 공을 쏟고 있다. 2016년 도입한 ‘후루사토 워킹홀리데이’가 대표적이다. 외국인 청년에게 관광하며 일할 자격을 주는 ‘워킹홀리데이’에서 착안한 이 제도는 도시 청년들이 농촌에서 일정기간 일과 관광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까지 3323명이 참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도시 청년이 지역사회와 교감을 나누면서 지역의 ‘관계인구’로 자리매김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지자체 차원에서 막 시작됐다. 강원 삼척시는 강원연구원을 통해 ‘삼척형 워킹홀리데이’ 모델을 최근 개발했고, 추진에 필요한 지원을 강원도와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앞선 정책들을 비롯해 지방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 지원 근거 등을 법으로 꼼꼼히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2014년 ‘지방창생’을 국가 과제로 내걸면서 마을·사람·일자리 창생법(지방창생법)’을 제정했다. 여기엔 지방창생의 기본 이념, 국가의 책무, 지방창생 종합 전략의 수립과 실행, 지방창생본부 설치 등에 관한 내용이 규정돼 있다. 교부금 교부, 기업판 고향세 혜택, 기업의 지방 이전에 대한 과세특례 등 지방창생 정책에 대한 구체적 지원근거는 ‘지방재생법’에 담겼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별 법률에 인구 감소 지역에 대한 지원 규정이 담겨 있을 뿐 일본처럼 종합적 지원책을 담은 별도의 법률은 없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인구 감소 시대 지방 중소도시의 지역재생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 중소도시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인구 감소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가칭)’을 제정하거나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인구 감소 지역의 지원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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