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공간정비 지자체에 부담…50%인 국고보조율 높여야”

입력 : 2020-11-04 00:00 수정 : 2020-11-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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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일 전체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1 농업예산 이것만은 ② 농촌·유통

코로나로 쾌적한 지역에 관심 광역 단위 치유농업센터 필요

청년들 귀농·귀촌 장려 불구 보금자리 조성지역 선정 안해

임대단지 등 주거대책 시급

과일간식지원사업도 빠져 예산 확보 농업계 관심사

 

정부는 내년 국가 전체 예산을 올해보다 8.5% 증가한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런 ‘슈퍼예산’이 책정되는 가운데 내년 농업예산은 올해와 견줘 2.3%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재정당국은 “농민 1인당 예산은 오히려 늘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일반 농촌주민, 소멸이 우려되는 농촌지역까지 고려한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와 농촌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농업과 소비자를 연계할 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 문재인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다. 농촌인구가 감소세를 거듭하는 주원인은 소득을 올릴 기회가 적다는 점에 있지만 정주 여건이 불리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농촌마을의 주인 없는 빈집과 난잡하게 들어선 공장·축사·태양광시설 등은 귀농·귀촌을 고려하는 도시민 등의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문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 신규 사업으로 계획하는 ‘농촌공간정비프로젝트’는 이같은 농촌 난개발 실태를 지역별로 분석해 쾌적하고 편리한 농촌을 만들려는 기초 작업이다. 하지만 국고보조율이 50%로 낮아 실제 사업을 추진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이 높게 설계됐다. 농촌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보조율을 확대해야 참여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쾌적한 농촌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올해 제정된 ‘치유농업법’을 근거로 내년부턴 광역 단위의 치유농업센터 구축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정부가 청년들의 농촌 유입을 장려하고 있음에도 정작 농촌에 거주하려는 청년들은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소자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전·월세 주택이 농촌에 드물고, 귀농인 주택지원사업은 담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역에선 ‘청년 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에 관심이 높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규 대상 지역이 선정되지 않아 아쉬움을 낳고 있다. 이 사업은 40세 미만 귀농인 등을 위해 공동육아시설과 문화·여가 시설을 갖춘 단독주택형 임대주택단지를 공급하는 게 골자다. 강선아 청년농업인연합회장은 “청년들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주거·보육 부담이 완화돼야 한다”며 “저렴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구가 입주하는 임대단지 조성 외에 이동형 농막, 전세자금대출 지원 등 개별 수요자가 원하는 주거대책 마련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년 도입을 기대했던 ‘여성농업인 특수 건강검진사업’ 예산이 빠진 데 따른 실망감도 작지 않다. 농업계는 여성농민의 농부병 예방 차원에서 골밀도검사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내년 시범사업 예산으로 32억원을 확보하려 했지만 재정당국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농민단체들은 국회 차원에서 해당 사업예산을 우선 반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은 “올해 전남 등 일부 지역에서 여성농민 특화건강검진을 실시해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이런 검진을 통해 농부병의 기초 자료를 차근차근 모으고 궁극적으로는 농부병 전문병원까지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농산물 온라인 거래시스템 구축과 국산 농식품 소비 기반 확대 예산 확보도 관심사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농정성과로 꼽히는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지원사업’ 예산이 한푼도 반영되지 않아 의아하단 반응이 나온다. 2018년 처음 도입한 이 사업은 제철 과일을 초등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 성장기 어린이들의 식습관을 개선하고 국산 과일의 판로도 넓혔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돌연 내년 예산이 전액 삭감돼 정책이 현장 수요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여론을 낳고 있다.

야당이 최근 ‘정부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에 농식품부 할인쿠폰사업을 포함시켜 삭감 의지를 밝힌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코로나19로 침체한 농산물 소비를 활성화하려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현금살포성 재정중독사업으로 규정한 탓이다.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내년 학교급식용 친환경농산물 공급이 여전히 불투명해 판매촉진 지원이 절실하다”며 “농산물 할인 판매가 추진되면 일반 소비자들의 후생도 증가해 정책 호응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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