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고향세, 더 늦출 수 없다

입력 : 2020-09-28 00:00 수정 : 2020-10-0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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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논의 진행 최근 행안위까지 통과

지방재정 악화 막으려면 이른 시일 내 도입해야

 

2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농업계가 오랜 기간 간절히 염원했던 법안 하나가 의결됐다. 바로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를 도입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 법안은 출향인사가 자신의 고향 지방자치단체 등에 금품을 기부하고, 그 보답으로 세액 감면 및 답례품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농촌 지자체 입장에선 열악한 재정을 확충할 수 있어 좋다. 기부금은 농민 등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형태로 지원된다. 기부자에 대한 지자체의 답례품은 일본의 사례에서처럼 농특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하기까지 그야말로 기나긴 인고의 과정을 거쳤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 후보가 공약으로 낸 게 고향세 도입이니 무려 10년도 훌쩍 넘은 논의를 거친 셈이다.

20대 국회에서는 도입 논의가 아주 활발하게 이뤄져 관련 법안이 15건이나 발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선공약으로 고향세 도입을 약속했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고향세 도입의 필요성을 수차례 역설했다. <농민신문>은 일찍이 고향세가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방소멸을 막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점에 주목, 다양한 기획기사와 포럼 등을 통해 도입 필요성을 줄기차게 제기했다.

하지만 세수가 줄 것을 우려한 대도시와 해당 지역 국회의원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고향세는 20대 국회 벽을 넘지 못했고 관련 법안은 모두 폐기됐다. 21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한병도·김승남·이개호·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태호 의원(무소속)이 다시 고향세 법안을 발의했고, 마침내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안위 문턱을 넘은 것이다.

농업계는 내친김에 법제사법위원회와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해 고향세 도입이 확정되길 바랐으나 민생법안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고향세 도입이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임을 고려하면 올 정기국회 회기 중인 11월쯤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위 관계자는 “법사위 심사는 법 조문의 체계·자구 등을 살피는 것이어서 통과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천신만고 끝에 행안위를 통과한 고향세 도입 법안이 법사위나 본회의에서 발목 잡혀서는 안된다. 지방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감안하면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자체 세수만으로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기초 지자체가 세곳 중 한곳이나 된다. 그런 만큼 지방소멸 위기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2020년 5월 현재 105곳으로 전체의 46%나 된다.

고향세 도입은 농업계를 넘어 전국의 많은 지자체를 포함한 대다수 국민의 염원이라는 점을 국회가 유념했으면 한다.

서륜 (정경부 차장)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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