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운전 ‘조건부 허용’ 추진 논란

입력 : 2020-09-28 00:00 수정 : 2020-10-06 13:13

야간·고속도로 운전 금지 포함 경찰, 2024년까지 도입 계획

농촌주민들 이동권 침해 우려 영농활동에 자가운전 필수적

대중교통 등 대체수단도 부족

“고령자 기준 비현실적” 지적도

 

경찰이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야간운전 제한, 안전장치 부착 등을 조건으로 운전을 허용하는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대중교통 시스템이 열악한 농촌주민들은 이동권이 제한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청은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 등과 ‘고령자 교통안전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24일 이와 관련한 온라인 공청회를 열었다.

종합계획은 2023년까지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조건부 운전면허제를 도입하는 안을 담았다. 고령 운전자에게 ▲야간 및 고속도로 운전 금지 ▲최고속도 제한 ▲첨단 안전장치 부착 등의 조건을 부여해 운전을 허용하자는 게 뼈대다. 경찰은 세부적인 안을 마련해 2024년 조건부 운전면허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최대근 경찰청 운전면허계장은 “단순히 고령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는 아니며, 신체능력·운전능력 저하 등을 반영해 세밀하게 제도를 설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노인들이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다. 2019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45.5%가 고령자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6.8%)의 2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교통사고로부터 고령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조건부 운전면허제가 필요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하지만 조건부 운전면허제가 도입되면 농촌주민들은 이동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농자재·생필품 등 무거운 물건을 직접 옮겨야 하는 일이 빈번한 데다 버스·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농업계 관계자는 “농촌에서는 원활한 영농활동을 위해 고령층도 운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 편”이라며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사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건부 운전면허제에 대한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65세’라는 고령자 연령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균수명 연장과 건강 수준 향상으로 노인 연령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령 운전자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선진국에서도 70∼75세로 기준을 적용한다. 아일랜드는 70세, 뉴질랜드·덴마크는 75세이다. 이들 국가의 운전자는 해당 나이가 되면 경찰과 의료진에게 자신의 운전능력을 평가받아야 한다.

함규원·정단비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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