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뜨는 청년들 수도권행

입력 : 2020-07-31 00:00 수정 : 2020-07-31 23:01

국토연구원, 1986~1990년 출생인구 지역별 현황 분석

유출 상위 지자체 모두 농촌

20대 초반 학업 관련 이동 많아 

중후반, 구직 이유로 더욱 심화

비수도권 일자리 대책 시급
 


청년인구 순유출이 가장 심각한 지방자치단체가 죄다 농촌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철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세종시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지역불평등 바로 보기 세미나’에서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지역별 청년인구 유출·유입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현재 30대 초반인 1986~1990년 출생인구를 기준으로 청년들의 이동을 분석했다. 2000년 10~14세였던 인구를 100으로 봤을 때, 10년 후인 2010년 20~24세 인구가 50이라면 절반의 인구 순유출이 있는 셈이다. 이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청년인구 유출 상위 지자체는 모두 농촌지역이었다.

대학 진학이 이뤄지는 20대 초반(20~24세) 인구 유출이 가장 심한 곳은 전남 고흥이었다. 10~14세가 20~24세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35.4%가 고흥을 빠져나갔다. 1986~1990년 출생인구가 2000년 100명이었다면, 2010년에는 65명만 남은 셈이다. 뒤이어 상위권을 차지한 지자체도 농촌에 집중됐다. 전남 장흥(34.1%)·완도(32.2%)·진도(31.6%), 경북 울진(31.5%)도 30%를 웃돌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 여건 격차가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이동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농촌지역 가운데 강원 일부 시·군에서 청년인구 유입이 관찰됐지만 군입대 등 외부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직 시점에는 청년인구 유출 현상이 더 심각했다. 경남 남해에 살던 10~14세는 25~29세가 되면서 10명 중 4명(39.1%)이 고향을 떠났다. 고흥(37.2%), 강원 삼척(35.4%), 경북 의성(34.7%), 강원 태백(32.7%)도 청년인구가 큰 폭으로 감소한 지자체에 이름을 올렸다. 지방 소재 대학을 다니다 수도권으로 상경해 취업하는 경우까지 더해져 청년인구가 큰 폭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반면 광역지자체 16곳(2015년 이전 자료가 없는 세종은 제외) 가운데 유일하게 청년인구 유입이 증가한 곳은 모두 수도권이었다. 서울이 118.5%를 기록한 가운데 경기(117.8%)와 인천(101.8%)도 청년인구 순유입이 많았다.

조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청년인구 이동의 핵심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이라며 “학업으로 인해 발생한 비수도권 청년인구의 1차 유출이 구직 시점에 더욱 강화돼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여건의 격차보다 일자리 측면의 격차가 더욱 극명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수도권 대졸자의 94%, 비수도권 대졸자의 32%가 수도권에서 첫 직장을 잡는다.

지방소멸을 막으려면 청년을 위한 일자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년 고용 증가는 수도권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작은 지방도시라도 국지적으로 청년 고용 증가세가 나타나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청년 고용이 늘어난 지역으로 부산 부산진구 서면역 전포카페거리 일대와 동구 초량동 일대, 광주광역시 북구의 광주과학기술원 인근 등이 있다. 조 책임연구원은 “청년 고용 창출이 집중된 지역은 젊은 세대의 감성에 맞는 골목상권과 문화공간 재생이 최근 활성화되는 지역과 중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청년친화형 산업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