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재앙…21세기말 사과 재배 못하고 벼 생산량 25% 뚝

입력 : 2020-07-31 00:00
28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발간 기념 환경부·기상청 공동 정책소통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이 평가보고서 관련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환경부·기상청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발간

현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 땐 연평균 기온 최대 4.7℃ 올라

폭염일수 10.1→35.5일로 

농업에도 부정적 영향 전망

배 재배 적지 전남서 충남으로 감귤은 제주 아닌 강원서 생산

병해충·잡초 발생량 늘어 식량생산 심각한 위험 초래
 


지금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1세기말 한국의 연평균 기온이 최대 4.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사망위험이 늘고 농작물 재배 지형도도 완전히 바뀐다.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 위험과 가뭄 피해가 동시에 증가하고, 동물 매개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최근 발간했다. 2014~2020년 발표된 1900여편의 국내외 논문과 보고서 내용을 분석·평가해 한국의 기후변화를 전망한 것이다.



◆가파른 기온 상승, 한국에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 초래=보고서에 따르면 1880~2012년 지구 평균 지표온도가 0.85℃ 올랐는데, 한국은 1912~2017년 사이 1.8℃ 상승했다. 한국의 기온 상승이 세계 평균보다 약 2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멈추지 않으면 장래 한국이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가정할 때(RCP 8.5 시나리오)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21세기말 4.7℃ 높아진다. 폭염일수가 10.1일에서 35.5일로 증가해 여름철 3일 중 하루는 폭염일이 된다.

이에 폭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100.6명(2011년 기준)에서 2040년 230.4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보통 기온이 1℃ 오르면 사망위험이 5% 오른다. 보고서는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가뭄과 호우 강도가 세진다. 2050년이 되면 강수량이 2000년보다 15% 증가하고, 현재 강원 등 일부 지역에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폭설은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된다.

생태계도 바뀐다. 벚꽃 개화시기는 지금보다 11.2일 빨라지고 소나무숲은 2080년이면 현재보다 약 15% 줄어든다. 각종 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 기온이 1℃ 오르면 쯔쯔가무시증 발생 위험이 4.27% 높아지고,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은 47.8% 증가한다.

 


◆21세기말, 사과 재배 적지 없어지고 제주감귤 사라져=자연환경에 지배를 받는 농업은 어떻게 달라질까.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농작물 재배 적지와 적기, 생산성과 품질, 작부 형태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주곡인 벼는 21세기말 대부분 지역에서 25% 정도의 수량이 감소한다. 수량뿐 아니라 품질도 크게 저하해 정상립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불완전립, 특히 미숙립 비율이 크게 증가한다. 감자의 경우 여름 감자가 30% 이상, 가을 감자도 최소 10%의 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예작물 지형도도 바뀐다. 2100년이면 사과 재배 적지는 한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배의 주 재배 적지는 현재 전남에서 충남으로 바뀐다. 복숭아는 전체 농경지 중 2.4%, 포도는 2.9%만이 재배 적지로 예상된다. 제주를 상징하는 감귤(온주밀감)은 2090년대부터 제주에서 재배할 수 없어진다. 대신 강원도 해안지역 등까지 재배 가능지가 확장된다.

한지형 마늘은 재배 적지가 점차 사라지지만 난지형은 현재 남부지역에서 중북부지역으로 적지가 북상, 재배 적지 총 면적이 증가한다.

기후변화는 병해충과 잡초의 발생량을 변화시킴으로써 농업에 간접적인 영향도 끼친다.

일례로 세균벼알마름병은 2090년이면 전국적으로 5등급 위험을 보일 전망이다. 최근 몇년간 지리적으로 확산해 과수에 피해를 안기는 꽃매미는 2060년께 강원 산간지역을 포함해 남한 전체로 퍼진다. 외래종인 등검은말벌과 갈색날개매미충 발생이 증가하고, 진드기와 모기도 늘어난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는 농업에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3~4℃ 또는 그 이상의 기온 상승은 농업 생산성에 지대한 부정적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세계의 식량 생산과 식량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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