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고용한파에 청년층 서울로…지방소멸 가속화

입력 : 2020-07-10 00:00 수정 : 2020-07-10 23:53

고용정보원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 보고서

3~4월 수도권 순유입 2만7500명…지난해 2배 넘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 영향인 듯…20대가 75% 달해

의료·교육·복지 등 지역간 격차 완화할 정책 추진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도권 인구 집중을 부추기고 지방소멸을 앞당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로 경기가 나빠지고 고용이 얼어붙자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으로 청년층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내놓은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 1~2월 2만8200명이 수도권으로 순유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었다.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한 3~4월이다. 이 기간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만7500명으로 지난해 1만2800명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상대적으로 경기와 고용 상황이 덜 나쁜 수도권으로 인구 이동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지역일자리지원팀장은 “통상 1~2월에 전·월세 임대계약 종료, 입학과 취업 등으로 인구 이동이 증가하다가 3월 이후로는 감소한다”며 “이런 추세와 달리 3~4월에 1~2월과 유사한 수도권 유입이 발생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인구 유출이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층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3~4월 수도권 유입 인구 4명 중 3명(75.5%)은 20대였다. 이에 따라 그렇잖아도 심각한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사회경제적 격차와 불평등이 코로나19 이후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수도권의 인구 유출이 늘면서 소멸을 걱정해야 할 지역도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지난해 5월 93곳에서 올해 5월 105곳으로 1년 사이 무려 12곳이나 늘었다. 2017~2018년, 2018~2019년에는 각각 4곳씩 늘었는데, 2019~2020년의 증가폭은 유독 컸다. 소멸위험지역은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 0.5 미만인 곳이다.

올해는 경기 여주·포천, 강원 동해·강릉, 충북 제천, 부산 서구, 대구 서구, 인천 동구 등이 새로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 그동안 주로 농촌의 문제로 여겨지던 지방소멸 위험이 도시로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전남 나주와 무안 등 신도시·혁신도시로 지정된 곳 역시 소멸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팀장은 “혁신도시를 마중물 삼아 지역 인구 유출을 억제하고자 했던 정책 목표가 사실상 수도권 유출을 지연시키는 효과에 그쳤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북이 새로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지난해까지는 전남이 유일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지방에 이런 위기와 함께 기회의 가능성도 던져줬다고 진단했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일수록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소규모 지역 공동체에 대한 가치가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지역에서 기회가 싹트려면 정부의 의식과 정책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 이 팀장은 “청년들이 정착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지 않고서는 중소규모 지역 공동체가 대안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며 “디지털·네트워크 기술을 지역 공동체 내부에 부족한 의료·교육·복지·문화 자원과 연결해 지역간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토·공간 정책을 대규모 인프라사업 위주에서 지역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꾸고, 지역 차원의 신속한 맞춤형 정책 대응을 위해 분권화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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