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권 허가제 전환, 농민의 재산권 침해”

입력 : 2020-06-29 00:00 수정 : 2020-06-30 21:35
24일 국회에서 열린 농어촌물포럼 참석자들이 통합물관리 시대에 대비한 농업용수 관리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회서 올해 첫 농어촌물포럼

과거 농민의 비용부담으로 농업용수 관련 시설 설치

정확한 이용·유출량 파악을 농가도 수질관리에 힘써야

 


국가 차원의 ‘통합물관리’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물 이용료 등 농업용수를 둘러싼 쟁점도 달아오르고 있다. 물관리 정책 최상위 계획인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에 ▲물 관련 비용 부담 ▲수질관리 ▲물 정보 통합 측정망 구축 등의 원칙을 담아야 하는 만큼 농업용수 관리체계가 새 국면을 맞고 있어서다.

농어촌물포럼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물관리에 따른 농업용수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주제로 2020년 첫번째 포럼을 열고 농업용수 관련 쟁점에 머리를 맞댔다.

통합물관리 체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농업계가 우선 주목하는 건 물 이용료문제다. 환경·생활·공업 등 다양한 수요자들에게 효율적으로 물을 배분하려면 수익자 부담원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정된 ‘물관리기본법’도 물 사용자에 대한 비용 부담원칙을 밝히고 있다. 2000년 ‘수세(水稅)’ 폐지로 별도의 이용료가 없는 농업용수에 언젠가 ‘청구서’가 날아들 수 있는 조건인 셈이다. 김지연 환경부 물정책총괄과장은 “통합물관리 이행의 첫단계에서 물 관련 비용 부담원칙 재정립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 “(농민의) 관행수리권에 대한 논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최경숙 경북대학교 농업토목·생물산업공학부 교수(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는 “과거 농민의 비용 부담으로 농업용수 관련 시설을 설치·관리해왔다는 역사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민법이 인정하는 관행수리권을 농민 동의 없이 공적인 허가 체제로 편입시키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고 말했다. 임영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농민들이 농업용수의 배타적 수혜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농업용수는 식량 생산은 물론 홍수 예방과 생태 유지 등에 기여해 국민 전체가 혜택을 누린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물 이용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농업용수의 수질관리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전용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장은 “국가 물순환 체계에 농업용수가 적극적으로 기여하려면 하천 회귀수의 수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최적화된 영농기술을 정립하고 농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태성 충남 천안시농업경영인연합회장은 “우량농지에 축사 등이 조성되면서 지하수 오염이 심화되고 있다”며 “깨끗한 물이 공급돼야 안전한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농업용수의 정확한 이용량 파악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농업용수는 대부분 개수로를 통해 공급돼 이용량과 유출량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광야 한국농어촌공사 통합물관리지원단장은 “합리적 물 배분을 위해선 농업용수의 실제 이용량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며 “계측시스템 마련과 동시에 관수로를 통한 농업용수 공급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어촌물포럼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을)과 한국농공학회가 주도해 지난해 창립했다. 박 의원이 수행했던 농어촌물포럼 공동위원장직은 이날부터 김승남 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맡기로 했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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