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한건꼴 FTA…신선과일·축산물 ‘직격탄’

입력 : 2020-06-10 00:00

시장개방 후 한국농업

과일 수입량 매년 5% 늘고 소비자 거부감도 적어 피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 기본 관세도 단계적 철폐



우리나라는 2004년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시작으로 2018년 2월 정식 서명된 한·중미 FTA에 이르기까지 총 57개국과 16건의 FTA를 체결했다. 1년에 한건꼴로,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만큼 엄청난 속도로 시장을 개방해왔다. 이들 FTA로 특히 과일과 축산물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시장 개방 수준이 다른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한·칠레 FTA를 통해 포도·키위·돼지고기, 한·미 FTA로 쇠고기를 비롯한 신선과일, 한·유럽연합(EU) FTA를 통해 돼지고기·닭고기·낙농품 등의 국내 시장 접근이 한층 수월해졌다.



◆과일=FTA가 확대되면서 피해가 커진 대표적인 품목은 과일이다. 수입량이 늘고 품목도 다양화되면서 국내 과수산업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2000년 이후 신선과일 수입량은 연평균 약 5%씩 증가해 2018년에는 무려 84만5000t을 기록했다. 그해 국내 과일 공급량(296만t)의 29%에 달한다.

포도의 경우 최근 4년(2016~2019년) 평균 7만4000t이 수입됐다. FTA 이전(2000~2003년 평균)의 2만2900t에 견줘 3배 넘게 증가했다.

과일 수입 증가엔 FTA 이행으로 관세가 낮아지고 수입 과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약해진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업계까지 과일 직수입에 뛰어들었고, 주로 봄철에 진행하던 과일 수입이 이제는 때를 가리지 않고 연중 이뤄지는 실정이다. 여기에 대형 유통업체의 외국산 과일을 앞세운 할인행사도 줄을 잇고 있다.

과일 수입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과일 수출국들이 우리나라의 과일시장 개방 확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해마다 국별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과일시장이 더 활짝 열려야 한다고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

◆축산물=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축산물도 FTA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품목들이다. 쇠고기의 2016~2019년 연평균 수입량은 40만9500t으로 2000~2003년의 27만100t에 비해 52%나 증가했다. 특히 금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220%나 급증했다.

이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의 약진이 눈에 띈다. 2019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3만7620t으로 전체 쇠고기 수입량의 55.6%를 차지했다. 2017년부터 호주산을 제치고 3년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쇠고기에 적용된 40%의 기본 관세율이 미국산은 2012년부터, 호주산은 2014년부터, 캐나다산은 2015년부터 15년 동안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쇠고기 수입이 늘어나면서 한우농가의 소득률(조수입 대비 순수익)은 변동성이 큰 가운데 전반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돼지고기 연평균 수입량은 2016~2019년 55만7100t으로 2000~2003년 12만7800t에 견줘 4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 돼지고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14.5%에서 38.1%로 껑충 뛰었다.

쇠고기와 마찬가지로 돼지고기 수입량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EU·미국·칠레·캐나다에서 주로 수입되는 냉장과 냉동돼지고기에 적용된 기본 관세율 22.5%와 25%는 조만간 철폐되기 때문이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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