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거래·임대 활성화로 농업투자 유도를

입력 : 2020-05-27 00:00 수정 : 2020-05-27 23:42

농경연, 자산 활용 실태 분석

2008년 31%던 고수익 농가 2018년 25.1%로 비중 줄어

농가 36% “토지 너무 비싸” 농사 투자 농가 20.8% 불과

농지연금 지급방식 등 검토 임대차 계약 제도 개선 필요


최근 10년 새 고수익 농가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지 이용을 활성화해 농가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농가 자산 활용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고수익 농가의 비중은 2008년 31%에서 2018년 25.1%로 감소했다. 또 고성장 농가의 비중은 2009년 33.3%에서 2017년 38.3%로 늘었다. 고수익 농가는 자산 대비 농업소득 비율이 4.5% 이상, 고성장 농가는 자산 증가율이 8%를 초과하는 농가를 말한다.

고성장 농가의 비중이 늘었지만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란 것이 농경연의 분석이다. 고수익·고성장 농가의 비중은 2009년에서 2017년 사이 11.9%에서 8.3%로 줄어든 반면에 저수익·고성장 농가는 20.8%에서 29.4%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농가의 성장이 농업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음을 뜻한다.

이런 현상은 농가의 자산 증가가 영농규모 확대가 아닌 농지 등 자산의 명목가치 상승으로 이뤄진 데서 비롯됐다. 다수 농가를 차지하는 저수익·고성장 농가의 소유·경지 면적은 2009년에서 2017년 사이 각각 7219㎡(2184평)와 1만821㎡(3273평)에서 7052㎡(2133평)와 9510㎡(2877평)로 줄었다. 반면에 이들 농가의 1㎡(0.3평)당 농지 가격은 2만8000원에서 4만원으로 42.9% 상승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농경연이 지난해말 농민 6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영농규모 확대 등 투자 의향이 낮게 나타났다. 농업생산에 투자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이 32.2%, 투자를 전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29.1%를 차지했다. 투자를 하고 있는 농가는 20.8%에 그쳤다.

영농규모 확대의 애로 사항에 대해선 토지·시설 등의 가격이 비싸거나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의 비중이 35.8%로 가장 컸다. 이어 ‘규모를 늘리고 싶지 않다(30.1%)’, 부족한 일손과 고령화(22.3%)를 꼽은 응답이 많았다.

문제는 농지 가격 상승과 농업투자 정체가 농가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농지의 자산가치가 높아지면 기존 고령농은 땅을 계속 보유하려 한다. 그만큼 신규 창업농은 농지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농업 진입장벽은 높아진다. 이는 농지 거래 감소와 농가 고령화를 심화해 영농활동 수익성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 농경연의 설명이다.

농경연 설문조사에서도 농가의 농지 보유·상속 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농재산 처분 계획으로 힘닿는 데까지 농사를 짓다가 농민·비농민 자녀에게 땅을 물려주겠다는 응답이 각각 28.7%, 11.2%를 차지했다.

이두영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농가 입장에서 농지는 중요한 자산이지만 생산수단으로써 농지가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젊은 농민들이 농지 취득문제로 농업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지 이용 활성화 측면에서 경영이양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지연금을 통해 농지 유동화정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지연금 가입자와 농지 매각 비율을 늘리기 위해 연금 지급방식과 청산 가격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지은행의 매입기준인 공시지가나 감정평가액이 실거래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 농지를 시장에 매도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는 농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투명한 농지 임대차 계약을 위한 제도 개선도 주문했다. 농지 임대차는 농가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지만 개인거래에 따른 지주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창업농이 원하는 농지를 찾기 어려운 문제 등이 있다. 따라서 농지 임대차 계약 신고제 등을 통해 국가가 임대차를 관리하고, 임차료 상한제로 임차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혜 기자 hybr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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