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의대 만들겠다”…농업계, 기대반 걱정반

입력 : 2020-05-25 00:00

농촌도 설립 논의 불붙을 듯

지자체간 유치 경쟁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최근 공공의대 설립을 공식화했다. 도농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농촌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온 농업계는 공공의대 논의가 불붙은 데는 환영하면서도, 자칫 지방자치단체간 유치 경쟁이 심화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서울형 표준방역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직접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해 시립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에 일정 기간 일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농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농업계는 부족한 의료 인력을 메우기 위한 공공의대가 농촌지역에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이에 정부는 2018년 전북 남원에 국비로 운영되는 공공보건의료대학원을 세우고, 학생들이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나서는 의료취약지에서 10년 정도 근무하게 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공공의대법) 제정안’은 야당과 의료계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폐기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 발표로 그간 지지부진했던 농촌지역 공공의대 설립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시가 공공의료 인력 부족을 이유로 공공의대 설립을 공식화했는데, 같은 논리라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에 공공의대 설립이 더욱 절실하다”면서 “코로나19로 공공의료 확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 농촌지역 지자체가 서울시 발표를 계기로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예산이 풍부하고 인력 확보도 쉬운 서울시가 공공의대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농촌지역은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우려가 있지만, 도는 서울시 발표와는 별개로 21대 국회에 법안이 다시 상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촌지역 공공의대 설립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문제는 야당과 의료계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서울시 발표 이후 의료계 반발은 한층 거세졌다. 21일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의료계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서울시마저 공공의대 신설 의사를 밝힌 건 용납할 수 없다”며 “공공의대 신설이 아니라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민관합동 공공보건의료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