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GMO 완전표시제 도입” 촉구

입력 : 2020-05-22 00:00 수정 : 2020-05-23 23:53
19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2020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 유전자변형농산물(GMO) OUT! 기자회견’이 열렸다. 소비자·농민·환경 단체들은 GMO 완전표시제 시행, GM 감자 수입 절차 철회, 국내 자생 GMO 발생원인 규명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도웅 기자 pachino8@nongmin.com

소비자·농민·환경 단체 회견 원물 수입 절차 중단 등 주장

사료용·식품용 유통 과정 중 LMO 발생·번식 우려도 제기

계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미국 반발 가능성도 ‘걸림돌’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완전표시제를 도입하라는 소비자·농민·환경 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재계에서는 GMO 표시제 개편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진통이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46개 소비자·환경 단체로 구성된 GMO반대전국행동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속한 농민의길은 19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에 ▲GMO 완전표시제 시행 ▲유전자변형(GM) 감자 수입 절차 철회 ▲GM 유채, 사료용 GMO 등 국내 자생 GMO의 철저한 관리 ▲유전자가위 작물의 GMO 인정 등을 요구했다.

진헌극 GMO반대전국행동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GMO 표시제 강화를 약속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새롭게 구성되는 21대 국회는 지난 국회 때 처리하지 못한 주요 민생법안인 GMO 완전표시제 법안을 우선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GMO 완전표시제는 GMO 원료를 쓴 모든 식품에 이를 표시하도록 하고, GMO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Non-GMO’ 표시도 포괄적으로 허용하자는 것이다.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이 ‘GMO 표시제 강화’를 공약했고, 2018년에는 약 22만명의 시민이 GMO 완전표시제 국민청원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가 먹는 식품이 GMO인지를 알고 싶다는 국민적 요구는 높은 수준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식품업계 등 재계는 다시 한번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3일 코로나19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경영계 건의사항 중 하나로 “GMO 표시제 개편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총 관계자는 “현재 논의 중인 GMO 완전표시제는 국내 식품업계에 대한 역차별, 생산비용 증가, 식품가격 상승, 소비 양극화, 이로 인한 고용 감소 등 각종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발도 걸림돌이다. 2018년 국민청원 당시 이진석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비서관은 “GMO 완전표시제를 시행할 경우 통상마찰의 우려가 있다는 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GMO의 절반이 미국산인 상황에서 미국과의 통상마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농민·환경 단체들은 국민 먹거리가 위협받는 걸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가공식품뿐 아니라 GM 감자를 원물로 수입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미국의 감자생산업체인 심플롯이 개발한 GM 감자 ‘SPS-E12’는 국내 수입 절차를 밟다가 중단됐다. 개발자가 “GM 감자를 만든 것을 후회한다”면서 안전성을 경고하는 등 국제적인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GMO반대전국행동은 “문제가 된 GM 감자는 현재 (수입) 취소가 아닌 보류 상태로 여전히 GMO 안전성 승인 절차에 따른 심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면서 “언제든지 안전성 승인을 완료하고 국내 수입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사료용·식품용으로 수입된 GMO가 국내에서 유통되는 과정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LMO)가 등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립생태원이 작성한 ‘LMO 자연환경 모니터링 및 사후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자생하는 것으로 발견된 LMO의 발생 건수가 2009년 27건, 2014년 44건, 2018년 143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GMO반대전국행동은 “최근 자체 조사를 펼친 결과 충남 홍성·예산 등지에서 미승인 GM 유채를 발견했다”며 “GMO와 달리 LMO 식물은 번식능력이 있어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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