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발 재난기본소득 ‘뜨거운 감자’

입력 : 2020-03-27 00:00 수정 : 2020-03-27 23:28
지방자치단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경기를 살리고자 생활지원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는 지역민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한 ‘경남형 긴급재난소득’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서 합의점 못 찾아 경기도 등 일부 직접 추진

정부는 선별적 지원 무게
 


모든 국민에게 돈을 나눠주는 ‘재난기본소득’이 도입될까.

3월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재난기본소득 도입 논의가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은 코로나19 같은 재난 상황에서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조건 없이 일정액을 나눠주자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다르게 현금수당 성격이 짙다. 재난기본소득이 아닌 재난생계수당·재난긴급생활비 등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 사례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도 곧 관련 정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25일 당·정·청 회의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다음주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생계지원방안에 대해 일정한 결론을 내리게 된다”며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대국민 직접 지원 문제에 대해 당·정이 이번주 안에 긴밀하게 협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에서 “소비진작과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해 재난수당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정부는 막대한 재원과 고소득층까지 포함하는 보편적 지원 문제로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난색을 보여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국가의 경우 영업장 폐쇄, 강제적 이동제한 등 경제 서든 스톱(멈춤 위기)이 사실상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편으로 대규모 긴급부양책, 재난수당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실제 사용처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푸는 엇박자 정책이 될 가능성도 지적한다”며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따라서 정부가 재난기본소득보다 선별적 생계지원책을 도입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미래통합당 역시 재난기본소득 대신 4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극복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권 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소상공인에게 600만~1000만원씩 직접 지원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기·수도 요금과 건강보험료를 인하하고 세금·공과금 감면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정치권이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각개전투로 생활지원금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경기도와 여주시, 광명시,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등은 지역민 모두에게 1인당 5만~15만원을 지급하는 지역형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기로 했다.

취약계층에 선별적 지원을 하기로 한 지자체도 여럿이다. 지자체 중 처음으로 생활지원금을 도입한 전북 전주시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실직자를 비롯한 취약계층 5만여명에게 1인당 52만7000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재난기본소득 전면 도입을 주장해왔던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3일 “중위소득 100% 이하 48만3000가구에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는 ‘경남형 긴급재난소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1~2인 가구는 30만원, 3~4인 가구는 40만원, 5인 이상 가구는 50만원으로 차등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서울시·충남도·강원도·광주광역시 등 20여개 지자체가 선별적 생계지원책을 내놨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소비촉진을 위해 생활지원금을 일정기간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원하며, 재원은 재난관리기금·예비비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하지혜 기자 hybr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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