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의무자조금 도입’ 농민들 잘 모르고 있다” 우려

입력 : 2020-01-13 00:00
9일 충남농협지역본부에서 열린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지방자치단체·지역농협 담당자 교육’에서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이 자조금 설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도입’ 정부 설명회에 가보니

값 안정화 효과 강조하지만 대의원회 구성 쉽지 않고 거출금액 등 결정 미뤄져

‘채소가격안정제’ 있어 ‘옥상옥’ 수급대책 지적도



“기존 임의자조금단체에 가입한 지역농협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농민들은 여전히 잘 모르고 있어요. 농촌에 영향력이 큰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를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9일 오후 3시, 충남농협지역본부 2층 대강당.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지방자치단체·지역농협 담당자 교육’ 참석자들은 궁금증과 우려감을 나타냈다. 두 품목에 대해 올 7월 의무자조금을 도입하겠다는 농식품부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직후다.

충남지역 시·군과 지역농협 관계자 100여명이 함께한 이번 자리는 농식품부가 7일부터 개최한 권역별 교육의 마지막 순서로 마련됐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두 품목의 값 폭락 사태를 겪은 후 수급조절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며 의무자조금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의무자조금은 ‘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생산농가와 농업경영체가 의무적으로 거출한 기금에 정부가 상응하는 일정액을 보조해 소비촉진, 출하조절, 건강기능성 조사·연구 등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양파·마늘은 한국양파산업연합회와 한국마늘산업연합회가 임의자조금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24일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설치 준비위원회(공동위원장 노재선·박종수)’를 꾸린 데 이어, 11월26일~12월18일 전국 34개 시·군을 돌며 제도를 소개하고 정책방향과 향후 추진일정 등을 설명했다.

새해 들어서도 이달 7~9일 영남·호남·충청권 교육에 이어 10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전국 29개 시·군 125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연속 개최한다.

41번째 현장설명회인 이날 이정삼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헌법 제123조 5항을 보면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나오지 않느냐”면서 “의무자조금단체가 실시하는 출하조절은 시장에 대한 강력한 시그널(신호)이 돼 결과적으로 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아림 농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전국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2월말까지 회원가입 신청을 받고 5~6월 대의원선거와 함께 설치계획을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 다음 7월 중 자조금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별개로 선결과제 또한 적지 않다. 대의원회 구성이 대표적이다. 가입대상이 전국에 산재해 있는 특성상 대의원회 구성 자체가 쉽지 않다. 현재 1000㎡(약 300평) 이상 경작자와 전년도 1억원 이상 취급 산지농협 등 농업경영체가 회원 가입대상이라는 것만 정해졌을 뿐 거출금액 등 농가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들은 대의원회 구성 이후로 결정이 미뤄져 있다. 정부가 정작 민감한 사항들은 생산자에게 공을 넘긴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채소가격안정제가 별도로 존재하는 상태에서 의무자조금을 추가로 도입해 ‘수급안정 대책의 옥상옥’이 아니냐는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된다.

홍성=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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