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사용료 부활 땐 사회적 혼란 야기”

입력 : 2019-10-05 16:45

[인터뷰]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농업용 저수지, 농식품부가 운영·관리해야”

농민에 수세(水稅) 부과하면 행정·인력 비용 더 많이 발생

환경부가 저수지 관리 총괄 부처간 이해충돌 발생 우려

 

“농업용수 사용료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농업용 저수지는 현행대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은 1일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된 농업용수 사용료(일명 수세·水稅)와 농업용 저수지 관리주체문제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올 6월부터 국가 물관리 담당 부처가 환경부로 통합됨에 따라 갈수기 농업용수와 생활·공업 용수의 물 배분 우선순위를 놓고 갈등이 발생할 경우 농업용수에 대한 비용 징수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업용수는 당장 통합관리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수익자 부담원칙을 강조하는 물관리기본법 등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농업용수 사용량은 국가 전체 수자원 사용량의 40.9%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농업용수 사용료 부과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수세가 폐지되기 전에도 사용료 징수액은 연간 300억원 수준으로, 농업용수 전체 유지관리비용의 약 10%에 불과한 반면 개별 농민에게 사용료를 부과하면 행정·인력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 사장은 “농업용수는 공공재로서 홍수방지·환경보전·식량안보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농업용수 사용료 부활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사회적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농민들도 농업용수 절약에 적극 나서야 이런 논란을 비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농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농업용수 절약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용수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계측시설 설치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용수 사용료문제와 비슷한 맥락에서 농업용 저수지를 계속 공사가 운영·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농업용 저수지는 일단 환경부의 통합물관리 대상에 들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병)이 농업용 저수지를 환경부의 관리 대상에 포함하는 ‘댐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댐건설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농민단체는 개정안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가 환경부 관리 아래에 놓이면 생활·공업 용수 공급 중심으로 저수지가 운영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농업 소외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환경부와 농식품부·농어촌공사는 올 4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농식품부가 농업용 저수지를 관리·운영하되, 환경부가 총괄한다’는 수정안을 마련했다. 여기에 포함되는 저수지는 총저수량이 500만㎥ 이상이면서 하천과 연계 운영되는 49곳이다.


하지만 수정안에 대해서도 농업계의 우려가 크다. 김 사장은 “농식품부가 농업용 저수지를 담당하고 환경부가 관리를 총괄한다고 해도 저수지 관리체계 중복에 따른 부처간 이해충돌의 여지는 남게 된다”며 “농업용 저수지는 현행대로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농식품부가 완전히 주관하고 농어촌공사가 운영·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업용 저수지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며 “농업용 저수지가 원래의 목적과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농민단체 및 국회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개정안에 대한 심의를 보류하고 농민단체와 협의 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김종회 무소속 의원(전북 김제·부안)은 올 7월11일 농업계의 우려를 반영, 농업용 저수지는 농식품부가 완전히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댐건설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향후 국회 재논의 과정에서 이 개정안도 함께 심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국가물관리위원으로서 물관리 주체의 문제에 무엇보다 농민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서륜, 사진=이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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