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완전표시제 도입, 사회적협의 중단 위기

입력 : 2019-09-20 00:00

지난해 발족된 협의회 한 축인

시민단체, 활동 중단의사 밝혀 도입 불가 답변 되풀이하는 산업계와 이견 못 좁혀

정부의 노력 부족도 지적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위해 만들어진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협의회(이하 협의회)’가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협의회의 한 축인 8개 시민·소비자 단체는 1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강당에서 ‘협의회 중단 시민보고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협의회에는 시민·소비자 단체와 식품산업계가 각각 8곳씩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해말 발족했다. 지난해 3월 57개 시민·소비자 단체가 ‘GMO 완전표시제 시행 촉구’ 국민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게 도화선이 됐다. GMO 완전표시제란 GMO를 사용한 제품에는 예외 없이 그 내용을 표시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료가 아니라 최종 제품을 기준으로 GMO 표시여부를 결정한다. GMO를 써도 가공 후 유전자변형 단백질이나 유전물질(DNA)이 남아 있지 않으면 GMO 표시의무가 없다. 가공과정에서 단백질과 DNA가 대부분 파괴되기 때문에 가공식품은 사실상 GMO 표시규제를 받지 않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해마다 식용 GMO를 약 200만t 수입하는 데도 마트에서 GMO 표시 식품을 찾아볼 수 없는 이유다.

한달 동안 국민청원에 20만명가량이 참여하자 청와대는 “전문성과 객관성이 보장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최대한 이른 시일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도 협의체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협의회는 이후 9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논의는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GMO 완전표시제를 도입하자는 시민·소비자 단체와 원재료 조달 어려움, 물가상승 등의 이유로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산업계의 주장이 줄곧 평행선을 그은 것이다. 시민보고대회에서 문재형 GMO반대전국행동 조직위원장은 “완전 시행이 당장 어렵다면 가능한 품목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등 대안을 제시했지만, 산업계는 도입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며 “이견을 좁힐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협의회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당초 청와대의 약속과 달리 식약처는 협의회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갈등을 조정하고 논의된 내용을 정책에 반영해야 할 식약처는 협의회 뒤에 숨어 시민단체와 산업계가 합의하라고만 했다”며 “국민의 의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협의회가 아무런 소득 없이 활동을 중단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GMO 완전표시제 도입은 답보상태에 놓이게 됐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GMO 표시제도 강화, GMO 식재료의 학교급식 제외 등을 약속했다.

양석훈 기자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