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천 감염경로 ‘오리무중’…방역당국·농가 ‘초긴장’

입력 : 2019-09-20 00:00

유입 어떻게 됐나

잔반 안 주고 차량 이동 없고 농장에 멧돼지 유입 어려워

인근 확산 가능성 낮지 않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지만 감염경로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17일 확진판정을 받은 경기 파주의 농가에 이어 18일 추가 발생이 확인된 연천 농가를 대상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ASF가 발생할 만한 의심사유는 찾지 못한 상태다. 두 농장 사이엔 분뇨·사료 등 차량 이동이나 인적 교류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돼 방역당국이 원인 규명에 애를 먹고 있다.

보통 ASF에 감염되는 원인 중 하나로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잔반사료 급여를 꼽는다. 축산업계에서 남은 음식물을 가축에게 급여하지 못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주장해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번 발생농장은 돼지에게 일반 배합사료를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장주나 근로자들이 최근 3개월 사이 외국에 다녀온 기록도 없다. 연천 발생농장의 네팔 근로자 1명이 5월에 고국을 다녀오긴 했지만 네팔은 ASF가 발생하지 않은 나라다. 외국에서 사람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ASF는 야생멧돼지를 통해 전파될 수도 있다. 파주·연천의 발생농장은 북한과 멀지 않은 접경지역에 있고, 북한은 이미 ASF가 발생한 지역이다. 북한에서 감염된 멧돼지가 태풍 ‘링링’ 등의 영향으로 강물에 떠내려왔을 개연성은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도축장이 거의 없는 북한의 현실을 들어 감염 돼지 도축 부산물이 임진강을 타고 남측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발생농장은 창문 없이 밀폐된 무창돈사 구조로 지어졌다. 농장 주변엔 멧돼지 차단 울타리까지 설치했다. 멧돼지가 농장 안으로 유입되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직접적인 감염원으로 지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농장을 출입한 차량과 인원 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ASF 바이러스가 어디서 어떻게 전파됐는지 확인되지 않는 탓에 확산 가능성이 낮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파주시 연다산동의 농장에서 차량 거리로 50㎞가량 떨어진 연천군 백학면 농장에서도 ASF가 발생하자 방역당국과 양돈농가들은 어디서 추가 발생이 이어질지 몰라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현일 한국양돈수의사회 ASF비상대책센터장은 “확산 가능성을 부인할 순 없지만, 최초 발생농장의 신속한 신고와 17일 새벽 정부의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 조치가 지체 없이 이뤄진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더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농가들은 차단방역과 소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홍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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