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초동진압 사활 걸어야 ‘국가 재앙’ 막는다”

입력 : 2019-09-20 00:00 수정 : 2019-09-21 00:09

파주·연천서 잇단 발생 “초기방역 역량 총동원”

역대 최악 ‘2010~2011년’ 구제역 때 초기대처 실패로 전국 확산 뼈아픈 경험 명심

백신 없어 확산 땐 속수무책 기존 매뉴얼에만 의존 말고 강력한 선제적 조치 취해야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파주와 연천에서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발생원인이 오리무중인 데다 발생농장을 출입한 차량이 최근 한달 새 강원과 경북의 농장 수십곳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사태가 국가적인 재앙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ASF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발생 초기에 국가적인 방역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기존 매뉴얼(긴급행동지침·SOP)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를 뛰어넘는 강력한 방역조치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여러차례 가축질병을 겪는 과정에서 초동대처에 실패,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1월 발생했던 구제역이다. 당시 처음 증상이 나타난 소를 간이진단키트로 검사한 게 1월2일이었고, 6일 정밀검사를 거쳐 7일 구제역으로 확진했다. 전문가들은 4~5일의 공백을 구제역 확산의 주범으로 꼽는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2010~2011년 구제역도 마찬가지다. 2010년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해를 넘겨 2011년 4월 중순까지 전국 11개 시·도, 75개 시·군, 6241농가를 휩쓸며 가축 348만여마리를 살처분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살처분 보상비 1조8000억원 등 3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서야 간신히 구제역을 잡을 수 있었다. 당시 공식적인 구제역 의심축 신고는 11월28일 접수됐지만, 이보다 닷새나 앞선 23일 의심축 신고가 들어왔다. 항체검사 결과 11월 중순에 이미 발생지역 일대 가축들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11월 중순부터 이동통제가 시작되기까지 약 보름 동안 축산차량 등을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전파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서는 초동대처가 비교적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 발생한 구제역의 경우 돼지에선 첫 A형 사례였음에도 2건으로 막았다. 예년보다 빠르게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내렸고, 이동제한범위를 발생 시·군 전체로 확대하는 등 신속하면서도 강력한 초동대처로 확산을 막았다는 평가다. 이런 발 빠른 대처로 올 설 명절 직전에 발생한 구제역은 역대 최단기간(4일)에 최소 피해로 막았다.

정부는 이번 ASF에 대해서도 발생 초기부터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상향하는 등 초동대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ASF가 그동안 국내에선 발생한 적이 없는 데다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도 개발돼 있지 않아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또한 국내 유입·전파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고, 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간이진단키트조차 없어 초동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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