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 다시 ‘농자천하지대본’을 노래하다

입력 : 2019-08-15 00:00 수정 : 2019-08-15 23:53
본지가 창간 55주년을 맞아 ‘위풍당당 한국농업’의 청사진을 그려보기 위해 실시한 ‘농업분야 각계 인사 55명 설문조사’ 결과에서 많이 언급된 단어들을 시각화한 이미지.

‘위풍당당’ 한국농업!

가난의 굴레 끊을 방안 골몰하던 1964년 창간한 ‘농민신문’ 그리고 ‘한국농업’

5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가히 기적과도 같은 발전 거듭

경종·축산 등 각 분야서 좋은 성과 농가소득 증대로도 이어져

시대의 논리 아무리 복잡다단해도 농업·농촌 ‘존재가치’ 안 변해

이 땅, 대한민국의 농민들이여

마땅히 긍지와 자부심 갖고 더 위풍당당하기를
 


지금으로부터 55년 전, <농민신문>을 창간하던 1964년만 하더라도 농촌 곳곳엔 보릿고개·감잣고개가 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부족한 영농기반과 그로 인한 낮은 생산성 탓에 농촌마을에선 이웃들과 나누는 일상의 안부가 “식사했느냐”일 정도로 먹고살기가 만만찮았고, 부쳐먹을 땅조차 여의치 못한 이들은 호구지책을 찾아 도시로 짐을 싸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이 갓 발족(1962년)했을 때이니 근대농업이 미처 본궤도에 오르기 전이었다.

하지만 일제의 상처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반세기여 만에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우리 민족의 저력은 농업분야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그로부터 55년이 지난 오늘날, 가히 ‘기적’급 발전을 거치며 한국 농업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내공을 보유하게 됐고, 경종·축산 가릴 것 없이 각 분야에서 자랑해도 좋을 성과들을 내고 있다.

<통일벼>로 대표되는 종자육종에선 최첨단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몇 안되는 나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고, 농기자재부문에선 자율주행 트랙터와 자율비행 드론이 농사를 짓고 카메라를 장착한 로봇이 수확을 하는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수출농업의 약진도 눈부셔, 화훼·채소·과수 등 원예분야에서 영역을 넓혀온 신선농산물 수출은 지난해 12억76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어치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의 밑바탕에는 공선회·조합공동사업법인 등 탄탄한 조직력과 전문성으로 무장해 영농·유통 역량을 길러온 산지조직이 있었다.

다방면에서의 괄목할 만한 변화가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55년 전인 1964년 12만6000원이었던 농가소득은 지난해 4200만원으로 300배 넘게 뛰었고(물가를 고려하지 않은 명목소득 기준), 이러한 소득증대 및 삶의 질 향상과 궤를 같이해 이제 농촌은 한때 떠나갔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중이다.

물론 발전의 이면에는 과제도 따르기 마련이어서,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주변국들의 통상압력 등 위기요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우리 농업계가 안고 가야 할 숙제다. 그러나 시대의 논리가 아무리 복잡다단하더라도 변함없이 분명한 사실은 농업은 인류 먹거리를 책임지는 산업이고 농촌은 인류의 고향이라는 것, 그리고 농부는 하늘의 언어를 땅에서 실천하고 있는 가장 거룩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우리 농업이 더 위풍당당하고 우리 농민들이 마땅히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 할 이유다.

이승환 기자 lsh@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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