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확실” 주장 나와

입력 : 2019-04-15 00:00

전문가들 “北 ASF 발생 개연성 커…접경지 방역 강화를”

‘노동신문’ 중국 등 상황 보도…“북한에 ASF 유입됐다는 신호”

감염돼지 치사율 100% 달해…남북 방역공조체계 구축 중요

농식품부 “공식적 확인사례는 없어…DMZ 예찰 강화할 것”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수의공무원 출신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위원은 10일 굿파머스가 주최한 ‘한반도 농생명포럼’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에서 ASF가 발생한 것을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앞서 9일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10개 부처가 이례적으로 합동담화문까지 발표하며 ASF 차단을 위한 국민적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어서 북한의 ASF 발생설은 비상한 관심을 끈다. 사실일 경우 남북 접경지대에서 활동하는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ASF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SF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감염돼지의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제1종 법정가축전염병이다.

조 연구위원이 북한의 ASF 발생을 확신하는 근거는 <노동신문> 보도에 있다. 그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중국·몽골 등에서 ASF가 발생했다는 소식 등이 2~3월 몇차례 실렸다”며 “정치문제를 주로 다루는 <노동신문>이 해외 축산소식을 자세히 보도한 건 경험적으로 보아 북한에 ASF가 발생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부업축산을 많이 하는 북한에선 돼지에게 잔반을 먹이는 일이 흔해 ASF 발생이 더 우려된다”고 했다.

본지 확인 결과 <노동신문>은 ‘축산부문을 위협하는 집짐승전염병(2월22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페스트 방역사업 토의(3월7일)’와 같은 제목으로 다른 나라의 ASF 발생 및 대응상황 등을 보도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국제농촌개발센터 소장은 “<노동신문>이 ASF와 관련한 주의를 촉구했다면 이는 곧 북한에 ASF가 유입됐다는 신호로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축산업계도 북한의 ASF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ASF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래 몽골·베트남·캄보디아 등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나라들로 급속히 확산했다. 중국과 인적·물적 교류가 빈번한 북한이 안전지대일 수 없다는 것이다. 류영수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장은 “중국에서 ASF가 처음 발생한 곳이 북한과 가까운 랴오닝성인 만큼 병원체가 북한으로 전파했을 개연성은 상당히 높다”며 “국내 양돈산업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접경지역 방역강화는 물론 남북 방역공조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 학장은 다만 “북한이 ASF로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다면 국제기구나 중국 등에 도움을 요청했을 텐데 아직 그런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북한의 ASF 발생 가능성이 많이 제기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며 “북한 접경지역에서 남측으로 멧돼지가 유입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예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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