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숙식비 월급서 공제 가능…세부 요령은

입력 : 2018-12-07 00:00

[뉴스&깊이보기] 외국인 근로자 숙식비 월급서 공제 가능…세부 요령은

표준근로계약서에 숙식정보 상세히 기록해야

숙소·식사 모두 제공 땐 최대 월 통상임금 20%까지

월급서 사전에 공제 땐 서면동의서 제출받아야

임시 주거시설이라도 세면실·화장실은 필수



#충남 논산에서 상추를 재배하는 김모씨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농작업을 하고 있다.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인 157만원이다. 하지만 식사는 물론 숙소까지 제공하고 있어 200만원 가까이 비용이 든다는 게 김씨의 하소연이다. 김씨가 현물 숙식비를 월급에서 공제하는 제도를 이용하면 근로자의 월급을 최대 126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식을 제공할 경우 월 통상임금의 20%까지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현물로 제공하는 숙식비를 월급에서 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세부 공제요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본지 12월5일자 1면 보도 참조). 공제는 할 수 있지만 농가 임의대로 해선 안되고 정해진 규칙에 맞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제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면 현물 제공 숙식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는 것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효과도 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세부 공제요령을 정확히 숙지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다만 이러한 공제제도는 내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다.



◆근로계약서에 숙식정보 상세히 기재해야=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숙식비는 원칙적으로 농가(고용주)가 부담해야 할 의무는 없다. 다만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의 급여에서 합리적 수준으로 징수가 가능하다. 징수하려면 표준근로계약서(10번 숙식제공 항목)에 숙식제공 여부 및 숙박시설의 형태, 근로자 부담금액 등을 명시해야 한다. 근로자 부담금액 등을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지방노동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러한 사항을 계약서에 정확히 명시하지 않고 숙식비를 월급에서 공제할 경우 농가와 근로자간 다툼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다툼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해외에 있는 근로자 송출기관 등에도 근로자가 계약서상의 숙식정보를 충분히 인지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제 상한 지키는 게 중요=농가는 숙식비를 월급에서 공제할 때 그 상한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 외국인 근로자의 숙식비 부담이 과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농가가 근로자에게 숙소와 식사를 모두 제공하는 경우에는 월 통상임금의 20%까지 공제할 수 있다. 다만 숙소의 형태가 아파트나 단독주택, 연립·다세대 주택 또는 이에 준하는 시설이 아닌 임시 주거시설(비닐하우스·컨테이너 등)인 경우 13%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숙소만 제공하는 경우 공제 상한은 월 통상임금의 15%이며, 임시 주거시설인 경우에는 최대 8%만 공제할 수 있다. 150만원의 월급을 받는 근로자에게 아파트를 숙소로 제공하면서 식사까지 제공하는 경우 최대 30만원을 공제할 수 있다. 

◆사전 공제 때 근로자의 서면동의서 받아야=숙식비는 월급에서 사전에 제하거나 월급 지급 후 근로자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사전에 공제하는 경우 근로자가 공제액 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외국인 근로자의 모국어로 된 별도의 서면동의서를 제출받아야 한다. 동의서는 지방노동청에 비치돼 있다.

이때 표준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숙식정보대로 동의서를 작성해야 동의서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만약 계약서에 기재된 숙식유형 및 공제금액 등이 동의서상의 내용과 달라 분쟁이 발생하면 농가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임금 체불’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민사상 손해배상의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타 유의해야 할 사항=숙식비 공제 상한액은 건물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냉난방비 등 계절적으로 변동이 있거나, 전기·가스 요금 또는 인터넷 사용료 등 실제 이용에 따라 부과되는 비용은 상한액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사후에 정산해 근로자로부터 별도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숙소가 임시 주거시설인 경우도 숙박비 공제는 가능하지만, 공제금액은 농가와 근로자가 충분히 협의해 사회통념상 인정될 만한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

또한 임시 주거시설이라고 해도 세면실·화장실을 숙소 안이나 주변에 갖춰야 하고, 남녀를 같은 방에 거주하게 해서도 안된다. 근로자에게 쌀·부식 등을 현물로 제공하는 경우 시장가격으로 환산한 금액을 공제하면 된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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