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쌀값 17만5000원이 갖는 의미

입력 : 2018-07-13 00:00 수정 : 2018-07-15 00:05

정부 쌀값 목표 달성…변동직불금 발동 가능성 크게 줄어

농가소득 증대·RPC 경영 개선 기대…소비자 불만은 우려
 


쌀값이 17만5000원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10일 단위로 발표하는 산지 쌀값 자료에 따르면 7월5일자가 17만5784원(80㎏ 한가마 기준)을 기록했다. 6월25일자(17만4920원)에 비해 0.5% 상승한 것이다. 정부가 쌀값 상승세를 완화하기 위해 공공비축미 8만3600t과 시장격리곡 10만t을 시장에 방출했지만 쌀값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쌀값 17만5000원 돌파는 많은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정부가 세운 쌀값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금은 전남도지사가 된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 “17만5000원이 쌀값의 1차 목표”라고 수차례 얘기했다. 본지와 올해초 가진 신년 특별인터뷰에서도 “80㎏ 한가마당 17만5000원, 즉 변동직불금이 발동되지 않는 수준까지는 쌀값을 지속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의 말대로 변동직불금 발동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것도 17만5000원 돌파가 갖는 의미다. 물론 현재의 쌀값이 변동직불금 발동 여부 및 수준을 결정짓는 ‘수확기 가격’은 아니지만, 이 가격이 올 수확기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2019년 2월 지급되는 변동직불금은 0원이 된다.

사실 변동직불금이 발동되지 않는 수확기 가격은 17만5000원이 아니라 16만9325원이다. 이미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현재 18만8000원인 쌀 목표가격이 올해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변동직불금이 발동되지 않으려면 수확기 쌀값이 17만5000원 정도는 돼야 한다. 실제로 수확기 가격이 17만5000원 정도면 목표가격이 19만3674원까지 높아져도 변동직불금은 발동되지 않는다.

쌀값이 어느 정도 ‘정상화’됐다는 것도 뜻이 크다. 모두가 알다시피 2017년 쌀값은 그야말로 바닥을 기었다. 쌀값이 2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서다. 지난해 6월15일자 가격은 12만6640원까지 떨어졌다. 이번 7월5일자 가격보다 무려 4만9000원가량이나 낮았던 것이다. 쌀값이 17만5000원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쌀값다운 가격’이 된 셈이다.

올 수확기에 쌀농가들의 소득증대도 기대된다. 수확기 쌀값은 당해연도 생산량과 수요량 등 수급에 의해 보다 크게 영향을 받지만 그해의 단경기 가격도 무시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은 가격대가 수확기까지 이어진다면 쌀농가들은 올해 어느 정도 재미를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쌀은 누가 뭐래도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다. 쌀 생산농가가 전체 농가의 42%에 달하고, 쌀이 농업소득의 25.3%나 차지하고 있어서다.

산지 미곡종합처리장(RPC)의 경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RPC들은 2012년부터 2013년을 제외하고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거의 매년 반복된 역계절진폭 때문이다. 이 기간 누적 적자가 115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쌀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그동안의 적자를 일부나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쌀값 17만5000원 돌파는 다른 측면의 의미도 가진다. 소비자들의 반발이 그것이다. 최근 농식품부에서 열린 쌀 수급 관련 회의에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쌀값이 평년에 비해서도 10%나 높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농가와 함께 소비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농식품부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농식품부는 시장격리곡을 추가로 공매한다는 방침이다. 물량은 5만~10만t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8년산 신곡이 출하되기 한달 전까지는 공매절차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공매물량이 신곡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하고 있다.

서륜 농민신문 정경부 차장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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