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 궁터별무리마을, 축사환경 개선…다슬기 돌아와

입력 : 2018-07-11 00:00 수정 : 2018-07-12 00:09
경북 문경시 농암면 궁터별무리마을 주민들이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마을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폐축사 단장하고 폐자재 수거 매달 1회 마을경관 회의 열어
 


경북 문경시 농암면에 있는 궁터별무리마을은 백두대간의 품에 둘러싸인 작은 농촌마을이다. ‘궁터’라는 이름처럼 말 그대로 왕이 살던 궁궐이 있던 마을이다. 후백제를 세운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의 고향으로, 견훤이 이곳에 궁궐을 짓고 군병을 모집해 훈련도 했다고 한다. 견훤산성 등 견훤과 관련한 유적도 마을 인근에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이곳에 위기가 찾아왔다. 이촌향도 현상으로 마을에서 젊은 사람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하고, 축산업 장려정책으로 소를 키우는 농가가 늘면서 오물로 인해 하천이 오염되고 심한 악취도 발생했다.

특히 논과 밭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농약병과 쓰레기는 마을 경관을 해치고 자연을 병들게 했다. 하천에 발만 담가도 발에 치일 만큼 많던 다슬기와 가재는 하나둘 모습을 감추더니 나중에는 거의 찾기 어려울 지경이 됐다.

주민들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졌다. 그리고 축사환경과 생활환경 개선에 나섰다. 가장 먼저 축사 줄이기와 축사환경 개선에 들어갔다. 축사를 정비하고, 새로 축사를 짓지 않기로 한 것이다. 또 농기계보관창고로 사용되거나 무질서하게 방치되던 폐축사도 깨끗이 단장했다. 권소희 궁터별무리마을 대표는 “축사환경이 개선되면서 반딧불이와 다슬기·가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생활환경도 개선해나갔다.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농경지에 무분별하게 쌓여 있던 폐비닐·빈농약병·농약봉지 등 폐영농자재 수거활동을 펼쳤다. 또 부녀회가 중심이 돼 마을 안길 쓰레기 줍기와 꽃 가꾸기도 수시로 실시했다.

주민들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경관을 위해 매월 1회 이상 마을회의를 열고 있다. 권 대표는 “2016년 마을회의에선 ‘굿바이 쓰레기’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여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의견을 공유했다”며 “이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항아리를 마을 곳곳에 설치해 쓰레기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환경 개선으로 다시 늘어난 반딧불이·다슬기·가재를 활용해 마을생태축제를 개최하려 한다. 권 대표는 “마을환경이 깨끗해지는 것을 보면서 마을주민들이 환경 개선을 위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마을경관이 아름다워지면서 주민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함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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