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영농폐기물·축산악취 …농가 의식 변화부터

입력 : 2018-07-11 00:00 수정 : 2018-07-12 00:01
폐비닐 수거 작업.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농민신문DB

'아름다운 농촌 가꾸기'로 농업가치 높인다 (2부)깨끗한 농촌 만들기 (2)농업·생활 환경 실태와 과제

영농폐비닐·폐농약용기 발생량에 비해 수거량 적어 토양오염·농약사고 원인 돼

축산농가, 악취 방지시설 미미 분뇨 무단 방류도 매년 적발

마을공동집하장 확대 필요 농협 등 농자재 유통망 통한 폐농자재 회수보증금 제도도
 


농촌의 영농현장이나 생활환경이 과거에 비해 깨끗해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도 폐비닐과 빈농약병이 나뒹굴거나 장기간 방치돼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악취가 풀풀 나는 축산농장도 적지 않다. 농촌을 찾는 도시민과 농촌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주요 원인들이다. 농촌주민들이 폐비닐·빈농약병을 적극적으로 처리하고 축산악취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해야만 농업·생활 환경이 보다 깨끗해지고 도시민이 찾는 농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방치된 영농폐기물=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영농폐비닐(비닐하우스용·멀칭용 등) 발생량은 31만4420t이다. 하지만 수거(재활용)량은 20만5951t(민간의 자발적 수거량 제외)으로 수거율이 65.5%에 불과하다. 특히 멀칭 재배에 사용됐던 폐비닐 대부분은 흙이나 식물 잔재 등의 이물질이 제거되지 않고 배출돼 재활용을 어렵게 한다.

같은 기간 폐농약용기(유리·플라스틱·봉지 등) 발생량은 7245만여개에 달했다. 수거량은 5929만개 정도로 수거율은 81.8%에 머물렀다. 시설농가가 많이 사용하는 부직포도 수거율이 57%에 그쳤다.

수거 되지 않은 영농폐기물은 농가 또는 마을 주변에 방치돼 있거나 불법 매립·소각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가 및 마을대표 1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농가 또는 마을 주변에 장기간 방치하거나 적체돼 있는 폐비닐이나 농약용기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3%였다. 방치 장소는 50% 이상이 논밭이었고, 마을 공터 및 집 주변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무렇게나 방치된 영농폐기물은 농촌경관을 해치고 토양오염과 산불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빈농약용기에 남아 있는 잔류농약은 수질과 토양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고, 농약사고도 일으킬 수 있다.



◆축산악취와 가축분뇨 무단 방류도 여전=축사에서 배출하는 분뇨·악취도 농촌의 환경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1㎢당 가축사육 마릿수가 792마리로 일본의 2.5배에 이르는 등 사육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악취를 줄일 수 있는 시설·장비가 부족하고 농가 의식도 뒤처지는 게 원인이다.

또 일부 대규모 농가를 제외하곤 농가 단위에서 악취 방지시설을 갖춘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민간 퇴비장(1200여곳)도 마찬가지다. 축산분뇨 공공처리시설(102곳)과 공동자원화시설(84곳)의 경우 장치는 모두 갖췄지만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려 일부러 가동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2016년 환경부에 제기된 2만4748건의 악취 관련 민원 중 6398건(25.9%)이 축산시설과 관련된 것이었다.

축산분뇨 무단 방류도 문제다. 특히 장마철에 비양심적으로 축산분뇨를 무단 방류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장마철만 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이유다. 환경부가 올해 4월18일~5월15일 지자체와 합동으로 실시한 ‘2018년 상반기 가축분뇨 지도·점검’ 결과 조사 대상 1406곳의 8.7%인 122곳(127건)이 적발됐다. 이중 무단 방류가 16건이나 됐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적발 비율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2017년 8월엔 제주도의 일부 돼지농가들이 수년간 8500여t의 가축분뇨를 지하수 통로인 ‘숨골’에 무단 방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농가의 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대책은=마을공동집하장 확대가 제시되고 있다. 공동집하장이란 농가로부터 영농폐기물을 수거해 한국환경공단이나 민간 사업자에게 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2016년말 기준으로 마을공동집하장은 전국 5836곳에 설치돼 있다. 환경부가 적정 개수로 제시하고 있는 1만87개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환경부는 2019년까지 공동집하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부지 확보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협·농자재상 등 농자재 유통망을 통한 영농폐기물 회수·처리 방안도 대책 중 하나다. 농민이 농자재를 살 때 보증금을 낸 후 폐영농자재를 가져오면 이를 반환해주는 ‘회수보증금 제도’ 등이 그것이다. 축산업 허가·신고 이후 분뇨 처리 능력보다 가축을 많이 사육하는 경우에도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대석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영농폐기물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선 수거보상금을 적정하게 지급하고 민간 수거사업자의 운반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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