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통과 문화보존’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만들어

입력 : 2018-06-13 00:00 수정 : 2018-06-14 10:46
드넓은 포도밭 뒤로 나지막한 집들이 보이는 봐이어 포도주 마을의 목가적인 풍경.

‘아름다운 농촌 가꾸기’로 농업가치 높인다 (1부)외국은 어떻게 성공했나

(1)독일 에덴코벤 ‘봐이어 포도주 마을’ 가보니…

인구 560명 작은 농촌이지만 자연·전통문화 등 잘 보존

마을 가꾸기 대회 금메달 받아 매년 관광객도 5만명 달해

상하수도부터 도로까지 꼼꼼한 정비로 생활환경 쾌적

주민 참여 상향식 사업 펼쳐 포도주 부가가치 높이고 농촌관광 활성화 주도



선진국에서는 농촌을 살기 좋은 생활공간으로 가꾸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청정 환경으로 만들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대산농촌재단(이사장 오교철)의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가능한 농업’ 유럽 연수를 동행 취재하며 유럽의 농업·농촌 현장을 둘러봤다. 또 일본의 우수 농촌마을을 찾아 성과와 비결을 들여다봤다.



◆마을 가꾸기 경진대회 금메달 수상=라인강을 따라 이어지는 독일 와인가도(Wine Road)를 남서쪽으로 가다 보면 파란 하늘과 푸른 포도밭이 어우러진 포도주 마을이 나온다. 수도 베를린에서 차로 6시간 거리인 라인란트팔츠주의 중소도시 에덴코벤에 있는 봐이어 포도주 마을이다. 라인란트팔츠주는 농업 담당 부처 이름도 ‘농림부’가 아니라 ‘포도주 및 농림부’일 정도로 독일을 대표하는 포도 주산지다.  

봐이어 포도주 마을은 포도농가 10가구를 비롯해 인구가 560명인 작은 농촌이지만, 매년 약 5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사람과 자연·문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이다. 2016년엔 전국 2400개 농촌마을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우리 마을은 미래가 있다’란 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독일의 마을 가꾸기 경진대회는 농촌의 부흥을 꾀하고자 1961년 처음 시작됐다. 초창기 대회명은 ‘우리 마을을 더욱더 아름답게’였지만, 지금은 ‘우리 마을은 미래가 있다’로 바뀌었다. 농촌마을의 미적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뒀던 과거에서 벗어나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독일의 마을 가꾸기 경진대회는 단순히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전통적인 경관 유지, 자연친화적인 환경 조성, 마을 주민 복지 수준 제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경제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농촌을 떠나지 않고도 잘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농촌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이 조화와 균형을 얼마나 잘 이루고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마을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똘똘 뭉치지 않으면 받기 어려운 상이라는 게 마을 관계자의 귀띔이다.

 

마을 이장인 안드레아스 뫼베스가 포도주를 활용한 관광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을 가꾸기로 지역경제 활성화 이끌어=안드레아스 뫼베스 마을 이장은 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의 수상 비결로 ‘전통과 문화의 보존’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마을 복원 과정이 담긴 사진을 하나씩 보여주며 “건물들이 예전 그대로인 것처럼 마을 경관도 옛날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전통을 그대로 보전하면서 마을의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화려하고 편리한 현대적인 시설이 아니라 모두 농촌다움을 간직한 건축물들이다.

마을 환경정비도 빼놓을 수 없다. 뫼베스 이장은 “상하수도시설과 전기·통신시설을 정비하고, 차량이 과속하는 것을 막아 보행자들이 안심하고 다니도록 직선도로에 턱을 만드는 등 마을의 모든 환경을 꼼꼼히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농촌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민에게는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을 안에 크고 작은 모임도 많다. 오랜 호흡을 맞춰온 평균연령 70세 합창단부터 청년들이 꾸린 의용소방대까지 마을 사람들 사이에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하다. 이는 관 주도의 하향식 사업이 아니라 주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젊은 사람도 적지 않아 미취학아동이 25명이고, 1년에 4명가량의 아이가 태어난다고 한다.

포도주 시음장과 전통민박 등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운영해 농촌관광이 활성화돼 있다. 드넓고 아름다운 포도밭과 전통적으로 복원된 건축물, 현대적으로 정비된 깔끔한 시설, 그리고 촘촘하게 짜여진 주민들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갖춰지니 유럽 전역에서 봐이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농촌마을 가꾸기로 지역특산물인 포도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마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에덴코벤=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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