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링, 중국 농업의 ‘실리콘밸리’

입력 : 2010-11-19 00:00

농업 중심으로 설계된 국가급 농업시범구…농업대학교·400여 하이테크농기업 모여 … 신품종·신기술·신모델 전 중국 보급 기지 … 매년 11월 ‘농업 박람회’ 개최…기술 보급

포토뉴스
중국 양링=이범석 특파원
중국 당나라의 수도 시안(西安)에서 약 90여㎞를 달리면 양링(楊凌)에 닿는다. 이곳은 요순시절부터 호우지(後稷)를 농경의 신으로 추앙하고 있는 곳으로 중국 농경문명의 발상지다. 왜냐하면 그가 백성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고(敎民稼穡) 오곡을 심어(樹藝五谷) 온 천하가 이득을 얻도록 했기 때문이다. 양링은 4,000여년이 지난 오늘날도 중국 농업과학기술 시범구로서 중국 농업기술의 내일을 준비하는 도시다.

양링은 농업대학과 도시가 공존한다. 신해혁명 원로인 위요우런(于右任)은 이곳 양링에 서북농림전문학교를 설립했고, 1999년에 서북농업대학과 임업대학, 중국과학원 수리토질연구소, 샨시성 농업과학원, 임업과학원, 식물연구소 등을 합병해 서북농림과기대학교가 탄생했다. 서북농림과기대는 양링시 전체를 대학 캠퍼스로 아우르면서 400여 하이테크농업기업들의 중심이 돼 중국의 ‘농업과학성(農科城)’, 즉 중국 농업의 실리콘밸리가 되고 있다.

‘양링 하이테크농업시범구’는 1997년 설립된 중국 내 유일한 국가급 농업시범구로 전체면적은 135㎢이고 인구는 20만명이다. 중국이 양링 하이테크농업시범구를 만든 목적은 지속적인 농업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신속한 기술보급으로 농산업을 육성하고 안정적인 농업생산을 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양링 시범구 정보센터 호우바오잉(侯寶英) 주임은 “양링 시범구는 중국의 농업구조 조정과 농민의 소득증대, 농업의 산업화, 농업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라고 설명했다.

양링 농업시범구에는 아시아 최대의 곤충박물관, 동물박물관, 토양박물관, 식물박물관, 중국 농업역사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실외에는 나비원, 수목원, 식물원 등이 있고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농업까지 알 수 있도록 전체를 포괄하고 있다.

도시 전체가 농업을 중심으로 설계된 양링은 농작물 관련 과학화, 상품화, 집약화, 산업화의 현대농업 시범구다. 신품종, 신기술, 신모델의 농업을 전 중국에 보급하기 위해 세워진 현대혁신 농업시범구의 지능형 온실에는 각종 채소, 화훼, 묘목 등이 전시돼 있고 바이오기술과 자동제어시스템에 의한 온도, 채광조절, 수경재배기술, 관개시스템 등을 선보이고 있다.

200여동에 달하는 비닐하우스에서는 신기술을 응용한 벤처농업기업 실험이 진행되고 있고 대학생과 농촌의 잉여노동력을 대상으로 한 창업 훈련 및 전문가를 통한 교육 등으로 자주적인 창업과 미래의 기업가를 배출하고 있다.

양링에서는 해마다 11월1일부터 5일까지 ‘중국 농업인의 날’격인 ‘양링 농업과학기술 성과박람회’가 열린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2010년 양링 농업과학기술 성과박람회는 중국 농업과학기술분야의 올림픽으로 중국 전역의 농업인, 농기업, 협동조합 등 150여만명이 참가, 상호 기술정보를 공유하고, 첨단 농업과학기술 현장을 보는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이 박람회의 특징은 100여명의 농업기술 전문가가 농업인에게 직접 농업기술 상담을 하고, 농업인들은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 참여 등을 통해 관심분야에 대한 지식을 직접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25개국 및 중국 내 각 성의 농식품, 농자재, 농기계 전시관에서 농산물 홍보 및 상담, 교역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시범구 관리위원회 왕즈민(王智民) 비서장은 “박람회를 통해 거둔 투자 및 교역 누적액은 1,902억위안(1위안은 170원, 약 30조원)으로 농업분야의 경제적 효과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중국 농업의 발원지이자 서부 대개발의 시발점인 양링 하이테크농업시범구에서 가장 많이 본 구호는 ‘현대농업을 보려면 양링을 보라(現代農業看楊凌)’는 말이었다. 3농정책을 통해 농업대국으로 웅비하고 있는 중국의 내일을,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우겠다는 열정으로 박람회장을 누비는 중국 농업인들의 검게 탄 얼굴에서 찾아본다.중국 양링 =이범석 특파원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