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쌀시장 안정위해 자동격리를...농업인력 양성·소득보장 필요”

입력 : 2022-06-24 00:00

[인터뷰]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농업예산 비중 최저치 경신 새 정부 농정인식 크게 실망

농해수위서 계속 활동 희망 지방소멸 위기 등 적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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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

국회 의원회관 1022호.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 집무실 한쪽 벽면에 걸린 대형 현수막 글귀다. 헌법 제123조 4항의 이 조문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다짐일 터. 여야 원(院) 구성 갈등으로 국회가 한달 가까이 공전하는 상황에도 쌀문제 등 농업 현안을 챙기며 고군분투하는 서 의원을 21일 만났다.



- 원 구성 지연으로 국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진공상태가 돼버린 국회 탓에 국민과 농민 고통이 크다. 가뭄 현장을 다녀왔는데 어디 얘기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상임위가 없으니 이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 아니잖나. 신안 간척지에 경지 정리된 논이 많은데 저수지를 조성하지 않아 모를 심지 못한 농민이 꽤 있다. 가뭄 외에도 농업 현안이 좀 많은가. 정부에 관련 자료나 대책을 요구하기도 그렇고, 답답하다.


- 쌀문제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농업 현안엔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해수위가 없는 상황이라 민주당 전북·전남 의원들과 함께 13일 ‘쌀값 안정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16일엔 양곡정책 재정립을 위한 토론회도 했다. 벼가 자라고 있는데 지난해산 쌀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두차례 시장격리를 했지만 쌀값 안정에 도움이 안되는 땜질식 처방이었다. 그나마 농협이 쌀값 폭락에 따른 손해를 보면서 벼를 안고 있어 정부와 생산자가 직접 충돌하진 않는 상황이다. 농협의 순기능이 크다. 추가 시장격리가 필요하고 근본적으로는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요건이 총족되면 자동격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농업계 반대에도 CPTPP 가입이 불가피하다면 무엇보다 먼저 소득과 연계되는 대책을 수립해 농민의 양해를 얻어야 한다.


- 21대 국회 전반기 임기를 마친 소회는.

▶참담하다. 한국 농업의 위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소멸까지 거론될 정도로 그 심각성이 가중되고 있다. 안타까운 건 현장 농민들 말고는 정부·국민·시장조차도 위기감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20대 국회에 이어 4년간 농해수위 활동을 하면서 정부 인식 전환과 대안을 촉구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국회의원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


- 전반기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안’이 통과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5년마다 국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보육·교육·의료·주거·문화 등 사회서비스 모든 분야에 대한 종합대책을 법제화한 것이다. 21대 국회 최초로 법안(일명 지역소멸방지법)을 발의했던 의원으로서 뜻깊다.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으로 농촌소멸 위기 상황이 다소나마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여러 법안을 병합 심사하면서 당초 입법 취지가 일부 희석된 점이 아쉽다. 후속 보완 입법으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실질적인 지원이 강화되도록 할 계획이다.


- 윤석열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평가한다면.

▶농정을 바라보는 새 정부의 시각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달 확정된 추경에 따라 국가 전체 예산 대비 농업예산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재차 경신했다. 2022년 본예산 편성 당시 2.8%였는데 2.5%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기후위기 대비 용수 개발, 배수 개선, 수리시설 개보수 등 물관리 사업도 본예산 대비 670억원이나 삭감됐다. 새 정부 출범으로 농정에 기대를 했는데 크게 실망했다는 것이 현장 목소리다.


- 여당 시절, 정부에 쓴소리를 많이 해 ‘여당 내 야당’이란 소리를 들었는데.

▶문재인정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했던 이개호 민주당 의원과 친구다. 이 의원이 장관일 때 정부 비판을 많이 했더니 ‘자네 왜 나만 보면 뭐라고 하는가’ 하더라. 친구가 아니라 장관한테 그랬던 것이다. 국회로 나를 보내준 주민과 농민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지 않겠나. 단언하기 어렵지만 첫 추경과 쌀문제, 통상 현안을 대하는 태도를 봤을 때 과연 새 정부가 농정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대안도, 고민도,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윤석열 농정’을 평가하기엔 너무 이르다.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농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윤 대통령 스타일이라면 역대 정권에서 관심 두지 않았던 농업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겠다는 실낱같은 기대도 해본다.


- 후반기 중점 두려는 의정활동은.

▶농해수위에서 계속 활동하길 희망하고 있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식량·기후·지방소멸 위기 대응방안 마련에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지역소멸방지법 후속 법안 마련과 함께 농업 재정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법률 개정도 추진하겠다. 무엇보다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지금이라도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시작하려는 각오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유사시를 대비해 60만 군대를 유지하듯 농업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체계와 농가소득 보장을 대폭 강화해야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의 협치모델 구축 등 농협의 자율성을 높여 농촌을 활력화하는 입법에도 성과를 내고 싶다.

홍경진 기자, 사진=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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