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방치된 설계오류 배수펌프장, 개선공사에 다시 15년 소요?

입력 : 2021-10-14 13:17 수정 : 2021-10-14 13:19

전국 297곳 제방보다 낮게 설계…2년간 침수피해 285억원

서삼석 의원 “농어촌공사 직무태만…보완공사 시급”




제방보다 낮게 설치해 폭우에 무용지물인 배수펌프장이 전국 297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 사진)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설계오류 배수펌프장 침수현황’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폭우로 인해 제방보다 낮은 펌프장 13곳이 침수됐다.

펌프장은 농경지가 침수됐을 때 하천으로 물을 퍼내는 시설이지만 제방의 물이 범람하면서 저지대의 펌프장을 무용지물로 만든 것이다. 펌프장이 제 역할을 못하다보니 781㏊(약 236만평)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2년간 피해액은 펌프장 재가동을 위한 복구비 267억원, 농경지 침수 18억원 등 285억원에 달했다.

농어촌공사는 태풍 ‘매미’로 인한 기록적인 침수 피해 이후 2005년부터는 펌프장을 제방 높이 이상으로 올려 짓도록 설계기준을 변경했다. 2005년 이전 제방보다 낮게 설계해 만든 펌프장 638곳 가운데 341곳에 대해 개선사업을 마쳤지만 나머지 297곳은 지금까지도 폭우 피해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농어촌공사는 현재 13곳에 대한 추가 사업을 진행 중이고 나머지 물량은 2036년까지 개선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의원은 “2005년에 바뀐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설계오류 펌프장이 전국에 산재해 수많은 농경지가 침수 피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며 “16년간 위험 속에 방치된 시설을 다시 15년에 걸쳐 보수하겠다는 것은 농어촌공사의 직무 태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화하는 농촌의 기후위기 상황에 대응해 보완공사를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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