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시설 있다면 가설건축물도 외국인 근로자 숙소 인정을”

입력 : 2021-08-04 00:00

외국인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 마감시한 코앞 

농가 9월1일까지 계획 이행해야 신축은 내년 3월1일까지 완료

비용 부담…현장 큰 변화 없어 

“현장실사 통한 조건부 허가 농업진흥구역 내 건축 허용을”

 

외국인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 마감시한이 한달 안으로 다가왔지만 상황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향적 조치가 없을 경우 대다수 농가는 앞으로 고용허가제를 통한 신규 인력을 배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설건축물이라 해도 필수시설을 갖춘 경우 숙소로 인정하는 등 농가와 근로자가 상생할 대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3월 고용노동부는 근로자 숙소 개선 계획을 세운 농가에 9월1일까지, 숙소를 새로 짓는 농가에 내년 3월1일까지 이행기간을 부여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현장엔 큰 변화가 일지 않고 있다. 숙소를 신축하려면 부지 확보와 건축비 등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들 뿐 아니라 농지전용 등 행정절차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개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지난달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농지 기숙사는 허용되지 않고, 농가들이 새 숙소를 마련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시설채소 농가 등 농촌 현장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현실을 감안해 정부가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업계는 정부의 요구치가 급작스레 높아진 점에 당황하면서도 그동안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주거시설 기준 개선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라는 의미다. 농업분야 외국인 근로자 주거환경과 관련한 정부 실태조사도 전반적인 숙소 상황의 개선 추이를 보여준다. 2013년과 2020년을 비교한 결과 ▲침실·욕실 잠금장치가 없는 경우 44.7%→6.8% ▲난방시설이 없는 경우 11.8%→1.2% ▲창문이 없는 경우 26.7%→3.4% ▲남녀 침실이 분리되지 않은 경우 16.2%→1%로 각각 개선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농업분야 외국인 근로자 숙소 기준의 강화 현황 및 대안 모색’ 보고서를 통해 필수시설을 갖춘 가설건축물은 숙소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다른 시설·설비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음에도 가설건축물에 농장주가 함께 거주하는 사례가 25.5%에 이르는 현실은 가설건축물 숙소가 농업·농촌의 구조적 문제와 연관돼 있을 것이란 점에서다. 보고서는 “현장실사를 통해 주거 필수시설의 구비나 대지 위 고정 여부 등의 상태를 근거로 가설건축물을 조건부 숙소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유휴공간이나 빈집 등을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해법으로 제시했다. 농업뿐 아니라 농공단지나 지역경제에서 기여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역할을 고려할 때 공공 차원의 숙소 관리·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설건축물이 아닌 숙소를 농장 근처에 마련할 수 있도록 농업진흥구역 안에 숙소 설치를 허용하는 문제도 대안의 하나로 꼽았다. 김규호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은 “농업진흥구역에 농업인주택이나 어린이집 등의 설치는 허용되는데 농업 노동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고용인력의 주거 편의가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은 모순”이라며 “용도 외 이용 등 규제완화의 부작용은 그에 맞게 별도 조치를 강구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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