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재정난에 100원 택시 확산 ‘빨간불’

입력 : 2021-01-11 00:00 수정 : 2021-01-11 23:38

정부 지원 예산 ‘쥐꼬리’

교통서비스 관련법 일원화 종합적 지원 정책 필요

 

#강원 평창군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A씨는 교통이 불편한 면(面)에 거주하지만 군이 운영하는 ‘희망택시’ 대상자가 아니다. 희망택시는 대중교통이 운행되지 않는 마을의 주민들에게만 단돈 1400원에 택시를 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어서다. A씨는 “마을에 농어촌버스가 들어오긴 하지만 하루에 몇대 되지 않고,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라 자가용 운전도 여의치 않다”면서 “우리 마을주민들도 희망택시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촌지역의 열악한 교통문제에 대응하고자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100원 택시’ 같은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예산 때문에 사업의 지속성 확보와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농어촌 등 교통소외지역의 교통서비스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00원 택시’와 ‘1000원 버스’ 사업을 펼치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한 결과 모든 지자체가 재정에 관한 문제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전남 화순군이 77개 마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맘편한 택시’ 사업의 지난해 예산은 5억원이지만, 정부 지원은 5000만원으로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거리에 관계없이 1000원만 받는 ‘1000원 버스’ 사업 역시 올해 예산 8억원 모두 군비가 투입된다.

전남 나주시의 ‘100원 택시’ 사업 예산도 2017년 7억7000만원에서 2019년 8억4500만원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국비 지원은 전체 예산의 10%에 그쳤다.

보고서는 농촌지역 교통서비스 향상을 위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여러 법령을 근거로 이뤄지면서 이런 문제점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특정 지역에 대한 교통서비스 지원은 대중교통법·여객자동차법·농어업인삶의질법 등에 흩어져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도시형·농촌형 교통모델 사업’도 지원 대상이나 규모와 관련해 뚜렷한 기준이 없다. 이렇다보니 지역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정적인 지원방안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입법조사처는 대안으로 교통소외지역을 정책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법안 마련을 제시했다. 지역의 경제적 여건이나 교통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지역 교통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법안에 담아야 할 사항으로 ▲버스·택시·자전거 등 지역 내 이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의 연계 ▲교통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정 소요 파악 및 재원 조달방안 마련 ▲교통정책 수립을 위한 주민 참여방안 등을 꼽았다.

오은정 기자 onj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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