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농민 소유 유휴농지 느는데…농민은 땅 못 구해 ‘쩔쩔’

입력 : 2020-11-25 00:00

농지법상 여러 예외조항 원인 귀농인 등 실수요자 정착 난항

국회, 강제 처분 개정안 추진

 

도시민의 농지 상속 등으로 매년 수만㏊의 농지가 휴경 상태로 방치되는데도 농민과 예비 귀농인들은 농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순이 지속되고 있다.

농지법의 여러 예외조항으로 비농민의 농지 소유를 허용하는 영향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휴경 농지는 2014년 3만9700㏊까지 감소했다가 2016년 5만1700㏊, 2017년 6만1200㏊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농지의 이용 실태를 파악하는 건 아니어서 실제 방치된 농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휴 농지는 농촌 고령화에 따른 기존 농민의 이농, 비농민이 농지를 상속·매입한 뒤 그대로 묵혀두는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땅값이 상승하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로 농지를 편법소유하는 행태는 끊이지 않는다. 농식품부의 최근 5년(2014∼2018년) 농지이용실태조사 현황에 따르면 무단휴경·불법임대 등의 사유로 농지 처분 의무를 통지받은 대상자가 매년 6000∼7000명에 이르고, 2017년엔 1만1641명까지 증가했다.

개발 이익을 노린 비농민들의 가수요 때문에 정작 농지가 필요한 귀농인 등은 농촌 정착과 영농 규모화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지은행에 농지매매·임차임대·공공임대를 신청한 인원은 5101명이었지만 농지를 지원받은 건 3587명뿐이었다. 정부가 3년간 매월 80만∼100만원씩 지원하면서 농촌 정착에 공을 들이는 청년창업농조차 농지은행을 찾았다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30%에 달했다.

국회에선 농사를 짓지 않는 이들이 일정 기간 보유한 농지를 강제 처분토록 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갑)은 농지 상속인과 이농자들이 소유한 농지를 3년 동안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으면 처분 의무를 부과하는 ‘농지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 주 의원은 “전체 농가 중 임차농가가 51.4%로 경자유전의 헌법 정신은 사라지고 예외적이어야 할 임차농이 주류를 이루는 비정상이 횡행하고 있다”며 “상속 농지도 방치되는 일 없이 농업경영에 이용돼야 하고, 행정기관은 휴경 농지를 매입·임대하려는 이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동천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상속·이농 등으로 부득이하게 농지를 소유했다 해도 그 소유권을 영속적으로 보장하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며 “비농민이 소유한 농지는 농지은행 등에서 흡수해 필요한 농민에게 공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농촌에 거주하면서 이농한 고령자에게까지 농지 처분 의무를 부과하면 소득 감소 등 생계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예외규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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