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정감사] “화상병 방제 지침 완화로 확산…무병묘 공급 확대 대책 시급”

입력 : 2020-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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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오른쪽) 등 기관 증인들이 의원들로부터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 농해수위, 농진청·농기평·실용화재단 국감  

올해 발생 규모 역대 최악 여야 의원들 한목소리 질타

저조한 무병묘 공급률도 지적

밀·콩 등 식량자급률 낮아 작물 품종 연구개발 힘써야

퇴직자 챙기기 관행 여전 연구사업 투명화 주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3일 농촌진흥청·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고 과수 화상병, 식량자급 등에 대한 실용기술 개발·보급을 촉구했다.



◆화상병 대응 미흡=올해 화상병 발생규모는 626농가 331.3㏊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화상병이 처음 나타난 2015년 대비 발생농가는 9.2배, 매몰면적은 5.5배 증가했다. 여야 의원들은 농진청의 안이한 대응이 화상병을 키웠다고 질책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청도)은 농진청의 방제 지침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2018년 화상병 발생 과원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이내의 모든 기주식물을 폐기하도록 했지만 지난해 폐기 범위를 발생 과원으로 한정했고, 올해는 발생 과원 내에서도 식물방제관의 판단에 따라 발생률이 5% 미만일 경우 발생 나무와 인접한 나무만 제거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며 “예산이나 현장민원 등을 고려한 조치라 해도 이렇게 방제 지침을 완화하면 화상병을 잡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은 “농진청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화상병 연구개발(R&D)에 49억원을 투입했지만, 그동안 기초연구만 하고 본격적인 방제기술과 치료제 연구개발은 올해에서야 시작했다”고 나무랐다.

농진청이 추진 중인 무병묘 공급사업의 저조한 실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인호 민주당 의원(부산 사하갑)은 “무병묘사업에 236억원의 예산을 들였는데도 올해 무병묘 공급률은 1%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유통되는 묘목의 약 45%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고, 해당 나무의 생산량은 최대 4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무병묘 공급률 확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품목 연구 다양화 주문=감염병 사태로 식량안보가 중요해진 만큼 쌀 이외 식량작물의 품종 R&D 확대를 통해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전북 김제·부안)은 “정부는 2022년까지 밀 9.9%, 옥수수 8.2%, 콩 45.2% 등의 식량자급률 달성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까지 해당 작물의 자급률은 각각 0.7%, 3.5%, 26.7%에 그친다”며 “그런데도 농진청은 최근 4년간 벼 품종 41개, 밀·콩 품종 11개를 개발하는 등 벼 품종 R&D에만 치중했다”고 역설했다.

서삼석 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농진청의 식량자급률 제고 관련 R&D 예산을 보면 자급률이 낮은 품목에 예산을 적게 투입하고 있다”며 “이러니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품종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해 벼 R&D 예산은 78억원인 반면 밀 관련 예산은 22억원에 그쳤다.

약용작물 우량종자 R&D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전남 여수갑)은 “고령화와 웰빙문화 확산으로 국내 약용작물 시장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약용작물 수입이 수출보다 18배 이상 많은 실정”이라며 “우수 약용작물에 대한 실효적인 R&D와 지원을 통해 우량종자 보급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 운영 및 성과 관리=의원들은 농진청의 조직 운영과 성과 관리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최근 3년간 농진청의 연구과제 중 153건의 연구 성과물이 부적정하게 등록돼 217억4000만원의 연구비를 낭비했다”면서 “연구윤리를 어기고 연구 성과물을 부적정하게 등록한 연구자에 대한 징계는 최근 3년간 모두 경고·주의 수준에 그쳤고, 연구비 회수는 한푼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징계 강화, 연구비 전액 회수 등 연구윤리 확립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이원택 의원은 R&D에 투입되는 예산 대비 성과가 저조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농진청 R&D 예산은 2015년 6131억원에서 2019년 6504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산업재산권 출원 생산성은 같은 기간 10억원당 1.37건에서 1.38건으로 거의 변함이 없다”며 “R&D 투자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진청의 퇴직자 챙기기 관행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퇴직자 중 117명이 대학 등 다른 기관에 이직하고 나서 농진청으로부터 1인당 평균 4억3800만원에 달하는 연구용역을 받았다”며 “연구사업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타=농작업 재해 예방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인호 의원은 “농진청은 농작업 중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2018년 농작업안전보건기사 자격증을 신설해 2019년 271명의 기사를 배출했지만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없다”며 “농작업안전보건기사를 공공일자리로 연계해야 한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강원 강릉)은 “친환경인증 농가의 제초방법이 멀칭·예취 등으로 제한돼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며 “친환경농업 규모화를 위해 천연물질을 이용한 유기농제초제의 연구와 등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인천 남동갑)은 “스마트팜의 성공 여부는 빅데이터 축적이 핵심”이라며 “스마트팜 활성화를 위해 농진청에서 빅데이터 축적과 관련 기술 개발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하지혜·함규원 기자 hybr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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