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익직불제 개정안’ 논의 본격화…정부는 난색

입력 : 2020-09-16 00:00 수정 : 2020-09-17 06:01

신청자격 ‘농지요건’ 완화 핵심 “전체 농가에 혜택 부여 마땅”

예산 더 들어 정부는 부정적

 

21대 국회 출범 이후 원(院) 구성 지연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법안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농업계에선 특히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발의된 2건의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주목하고 있다. 1일 권성동 무소속 의원(강원 강릉)과 9일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이 올해 공익직불제 신청 당시 현장의 불만이 컸던 농지 요건 등의 신청자격 완화문제를 다루고 있어서다.

현행 공익직불제법은 2017∼2019년 중 기존 쌀·밭·조건불리 직불금을 한번이라도 받았던 농지를 직불금 지급 대상으로 삼도록 했다. 농지 요건이 추가되면서 현장에선 논란이 일었다. 농사규모가 작아 수령액이 크지 않거나 상속·농외 소득 조건 등의 사유로 종전에 직불금을 신청하지 않았던 농지를 사실상 대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낳아서다. 권 의원은 “그동안 직불금체계에서 수령자격이 있음에도 직불단가가 낮거나 신청절차가 복잡하단 이유로 신청하지 않던 농가가 통합된 직불금체계에선 원천적으로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구(舊)법에 따라 직불금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한 사람들의 신뢰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규모 농가의 혜택이 높아진 공익직불제를 시행할 경우 대상 농지가 급증하고 재정규모의 변동성이 커질 것을 우려해 농지 요건을 추가했다. 예산은 고정됐는데 직불금을 신규 신청하는 농지가 얼마나 될지 모르는 조건에선 단가체계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가 됐다. 하지만 이는 중소농을 배려한다는 공익직불제 취지에 어긋나고, 현재의 영농행위를 통한 공익적 기여보다 과거의 직불금 신청 여부를 더 중요한 지급기준으로 삼는 격이란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고문삼 한국농업인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마땅히 전체 농가에 혜택을 주는 제도가 돼야 함에도 정부가 예산에 얽매여 선의의 농가마저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의 개정안에는 같은 당인 이개호 농해수위원장(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과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충남 홍성·예산) 등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도 권 의원과 개정안을 공동발의해 논의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윤 의원은 법령에 농지 요건을 추가해 직불금 신청자격을 제한하고 이를 경과규정도 없이 시행한 것은 위헌 소지가 짙다고 보고 개정안 처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추가적인 예산 투입이 요구되는 개정안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도 공익직불금의 재정규모를 2024년까지 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업계는 농지 요건 등 강화된 규정 탓에 직불금 대상에서 배제된 농가를 4만∼5만명으로 추산한다. 소농직불금 단가를 고려하면 농가 구제에 필요한 예산은 500억∼600억원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근거 없는 수치이고 다양한 사례가 있어 실제 신청을 받아보기 전에는 확인이 어렵다”며 “현장 애로를 해소하며 제도 안착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정부는 공익직불제 개편으로 직불금 신청이 증가할 것을 예상했으면서도 오히려 예산에 맞춰 대상을 제한하는 탁상행정을 펴고 있다”며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제도 시행의 취지를 살리고 올해 직불금을 신청하지 못한 농가들까지 구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