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직불제 수술 긍정평가…21대 국회 농업가치 담은 개헌을

입력 : 2020-05-29 00:00 수정 : 2020-06-30 18:43

20대 농업·농촌 현안 처리 성과와 21대 입법 과제는

농특위 10년 만에 다시 설치

치유농업·밀산업 육성법 제정 양봉산업 발전방안도 마련

농촌 의료·재정 갈수록 열악 공공의대·고향세 재논의 필요

공익직불제 개정 요구 빗발 조세감면 일몰 연장 목소리도

농민기본소득제 입법화 주목


20대 국회가 29일 막을 내린다. 2016년 6월 ‘여소야대’ 구도로 개원한 20대 국회는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탄핵과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등을 추진하며 줄곧 여야 대치 국면을 형성했다. 농업분야에선 대통령 직속 농정자문기구 설치와 공익직불제 시행의 근거 법안을 마련했지만, 숙원사항으로 꼽혔던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 도입 등은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농업·농촌 관련 법안을 중심으로 20대 국회의 성과와 21대 국회의 과제를 짚어본다. 



◆20대 국회 성과는=국회는 2018년 12월 ‘농특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이듬해인 2019년 4월 농특위가 10년 만에 부활했다. 2002년 김대중정부에서 처음 설치된 농특위는 노무현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기구로 격상됐다가 2009년 폐지됐었다. 농업계는 농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농특위가 다시 설치됐다는 데 의의를 두면서도 관련 법안의 지각 처리는 흠으로 꼽는다. 농특위를 통한 농정 개혁이 실효를 거두려면 문재인정부 초기에 농특위법이 제정됐어야 했다는 점에서다.

공익직불제 도입을 골자로 한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은 2019년 12월 가까스로 처리됐다. 직불제 재정 규모, 쌀 목표가격 재설정과 관련한 여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쌀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농업직불제를 ‘대수술’하는 내용을 담은 만큼 논란이 컸지만, 농정의 틀을 바꿀 첫 단추를 끼웠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농업계 피해를 대기업 등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도 20대 국회의 산물이다. 상생기금 조성의 근거를 담은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2016년 12월 국회를 최종 통과했다. 다만 상생기금은 강제성이 없어 조세 성격의 무역이득공유제를 주장했던 농업계의 기대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일명 ‘과일간식법’도 제정됐다. 2018년 8월 ‘식생활교육지원법’ 개정을 통해서다. 법 개정으로 초등학생들은 방과 후 돌봄교실에서 무상으로 과일간식을 맛보게 됐고, 과수농가들은 일정한 판로를 확보했다. 올 1월 국회를 통과한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는 농민의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65세이던 농민의 법적 정년이 70세로 연장돼 교통사고 보험금 산정 등에 유리하게 적용된다.

20대 국회에서 제정된 ‘국산 밀산업 육성법’과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은 최근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자유무역 퇴조 가능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밀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 향상방안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커져서다. 코로나19로 쾌적한 농촌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케어팜 등 치유농업 활성화방안도 관심을 끌고 있다. 

19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양봉산업의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결국 20대 국회에서 빛을 봤다. 제정법은 양봉산업과 양봉농가의 정의, 밀원식물 식재·조성 등 양봉산업 발전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후계농어업인 육성 및 농어업분야 청년 취업·창업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한달 전인 4월29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주체가 될 미래 인력 육성을 위한 기본장치는 마련한 셈이다.  

◆21대 국회 입법 과제는=많은 농업 관련 법안이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농업계에선 이들 법안부터 21대 국회에서 우선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거대 여당이 탄생한 만큼 정부가 추진해온 농업 현안의 입법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표적인 것이 개헌이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농업계의 염원을 반영해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명시한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표결이 무산됐다.

농업계는 최상위 법인 헌법에 농업가치를 담아야 정책과 예산 배정에서 소외됐던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것이란 입장이다. 더군다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식량안보 등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진 만큼 개헌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공보건의료대학원과 고향세 역시 재논의가 필요한 현안이다. 공공보건의료대학원은 도농간 의료격차 해소뿐 아니라 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서도 설립이 시급하다. 고향세는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제도다.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될 정도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던 사안이다. 그러나 대도시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를 비롯해 국회 임기 후반 논의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끝내 묻히고 말았다.

농가소득과 직결된 법안 처리도 관건이다. 농업현장에선 최근 시행된 공익직불제 관련 법 개정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과거 직불금 수급실적 요건 때문에 직불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농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면적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직불제를 개편한다는 취지에 맞게 배제되는 농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분야 조세감면 일몰 기한 연장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 역시 시급하다. 올해말로 끝나는 농업분야 조세감면제도는 모두 20건으로, 감면세액만 연간 1조7611억원에 달한다. 이대로 일몰 기한이 끝나면 농업경영비 증가 등 농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여야 역시 21대 총선을 앞두고 농업부문 조세특례 항목 연장을 약속한 바 있다.

총선 전 농업계 이슈로 떠올랐던 농민기본소득제가 입법화될지도 주목된다. 차흥도 농민기본소득전국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은 “농민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원하는 농민기본소득제를 통해 농민의 기본권과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다수 정당과 맺은 정책협약을 바탕으로 6월 중 농민기본소득제 추진 100만 서명 운동을 전개한 후 법안 발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한 ‘스마트농업 육성법’, 농어업회의소 설립 근거를 담은 ‘농어업회의소법’ 등이 21대 국회의 입법 과제로 거론된다.

홍경진·하지혜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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