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 막혀 빚더미…코로나19 피해 직접 보전 절실”

입력 : 2020-03-30 00:00 수정 : 2020-03-30 23:01

대책 촉구 봇물

국회서 ‘피해 증언대회’ 열려 개학 연기·행사 취소로 인한 화훼·낙농가 등 고충 쏟아내

“2차 추경엔 지원책 포함을” 농민단체·정치권 한목소리



“농업피해는 거의 조명되지 않고 있어요. 그나마 나오는 건 간접 지원방안인데, 피해가 심각해 직접 보전이 절실합니다.”

26일 정의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코로나19 농어업피해 증언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하소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화훼류·친환경농산물·우유 소비가 급감하고, 정부가 6차산업화 전략으로 육성했던 체험농장이 위기에 빠졌다는 말들이 잇따랐다.

학교급식용 농산물을 계약재배하는 염현수씨(경기 고양)는 “3월 납기에 맞춰 지난해 11월부터 냉이 등을 키웠지만 개학이 미뤄져 결국 출하하지 못했다”며 “대금을 받아야 노임을 주고 다음 작기를 준비할 수 있는데 빚만 지게 됐다”고 했다. 염씨처럼 경기지역에서 학교급식에 납품하는 농민은 1100명으로 3월 한달 계약재배물량이 479t에 달한다. 문종욱씨(경기 이천)는 “4월 납품물량도 재배하고 있는데 ‘온라인 개학’이니 ‘가을학기제’ 같은 얘기가 나와 불안하다”며 “학교나 교육청은 계약농산물을 소비하지 않아도 아무 책임이 없는 구조인데,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화훼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농가별 소득이 7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중 최대 특수인 졸업·입학철을 놓친 화훼농가들은 결혼식, 스승의 날 등 꽃 수요가 높은 5월 특수마저 흐지부지될까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전체 흰우유 소비의 8%를 차지하는 학교급식이 중단된 탓에 낙농업계의 고충이 크다는 얘기도 나왔다. 가득 쌓인 원유를 분유로 가공할 시설이 충분치 않고, 분유를 만들어도 판매까진 확신할 수 없는 탓이다.

정의당은 이같은 농업피해를 극복하고자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판매 지원 ▲농작물재해보험 적용 확대 ▲취약농가 직접 소득 지원 ▲농업정책자금 원금상환 유예 및 금리 인하 ▲잉여우유 가공 지원 등의 대책이 반영되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박웅두 정의당 농어민위원장은 “감염병 확산에 대응할 단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지속가능한 농업을 고려한 장기 대책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잘 대처하지 않으면 마스크 대란처럼 식량 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농업피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진보적 농민단체들로 구성된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학교급식 계약농가와 화훼농가 등의 피해를 직접 보상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개학 연기와 각종 행사 취소로 판로가 막힌 농가에 생계비와 영농 손실분 지원 등 구체적인 보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민의길은 정부와 농협·농민단체가 참여하는 농업대책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농산물 수급 관련 긴급 대책과 피해농가 보상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앞서 민중당도 25일 기자회견을 하고 ‘먹거리 공동 비상대책기구’ 구성과 농민 긴급구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중당은 “농산물 출하가 막히고 농업소득이 무너진 농민에 대한 긴급구제 방안을 마련해 농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농민단체 공동으로 비상대책기구를 꾸리고 농민들과 현안을 논의해 농산물 수급과 소득 보전 등에 관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는 2차 추경안에 반영시켜야 할 농수산분야 14대 건의안을 발표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현장 의견을 수렴해 코로나19 농업피해 대응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내놓을 예정이다.

홍경진·하지혜 기자 hongkj@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