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혁신으로 농업 미래산업 육성…고향세 도입 노력할 것”

입력 : 2019-08-15 00:00 수정 : 2019-08-18 00:00

취임 후 AI 등 가축질병 잘 막아 오리사육 휴지기제 큰 효과 세계서 확산되는 ASF 차단에 온힘

해마다 농산물 수급·가격 불안 시장격리 등 선제적 대책 추진

농촌 대중교통 적고 고령층 많아 100원 택시 도입…경제 활성화 한몫

중소농 위해 로컬푸드 급식모델 운영 공공기관·군부대 등으로 영역 확대

대담=최준호 편집국장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당정회의를 통해서라도 얘기하겠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농민신문> 창간 55주년 및 NBS한국농업방송 개국 1주년을 기념해 본지와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고향세를 도입한다고 해서 세금이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국회가 왜 (고향세 도입논의에) 진척을 못 보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향세는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고 세금을 감면받는 제도다. 정부가 올해 시행을 약속했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낮잠만 자고 있다.

이 총리는 “고향세가 도입되면 지자체간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등의 우려가 있지만, 이러한 우려를 막을 안전장치가 법안에 다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발의돼 있는 주요 고향세 법안에는 지자체간 재정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이외의 지자체에만 기부할 수 있고,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답례품을 기부금액의 30%로 제한하는 등의 안전장치가 들어 있다.

이 총리는 “지난해 1월1일 <농민신문>이 보도한 ‘고향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다수의 국민이 제도도입에 찬성하고 있다”며 “고향세 도입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농민신문’ 창간 55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요청하자, 이 총리는 ‘인류가 생존하는 한, 농업은 영원합니다.’라고 써내려갔다. 평소 그가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취임한 지 2년2개월여가 지났다. 농업·농촌 분야에서의 성과는.

▶우선 가축질병을 잘 막아왔다는 것이다. 지난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구제역은 설 명절 직전에 3건이 발생했지만 역대 최단기간(4일)에 최소 피해로 막았다. 지난해 8월 이후 중국·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급속히 번져 지금은 이를 차단하는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쌀값을 회복시켜 농민의 소득안정에 도움을 드린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2017년산 쌀 37만t을 선제적으로 시장격리한 결과 쌀값이 정상 수준을 회복했고 이를 통해 2018년 농가소득이 4200만원을 넘어섰다.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는 생산조정제를 통해 벼 재배면적을 줄였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배추·마늘·양파 등 채소를 중심으로 해마다 수급과 가격 불안이 반복되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농산물의 특성상 수급을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지만 재배면적 조정, 작황예측 개선, 자율조절, 시장격리 등 보다 다양하고 선제적인 방식으로 적정 생산을 유도하겠다.



― 방역은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게 인상 깊은데.

▶그렇다. 방역은 단호하고 선제적으로 분명하게 해야 가축질병을 막을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처음으로 시행했던 오리사육 휴지기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도는 AI가 자주 발생하는 농가에 일정한 보상을 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오리 사육을 멈추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굉장히 효과가 있었고, AI 바이러스가 토착화되는 것을 막았다고 생각한다.

휴지기제는 각 지자체에 위임해서 하고 있는데, 휴지기제를 확대하고자 중앙정부에 예산을 더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는 지자체가 많다.

원래 휴지기제는 예전부터 실시해보자는 현장의 의견이 있었는데 하지 못한 제도다. 하지만 실시해보니 놀라울 정도의 효과가 있었다. 이를 교훈 삼아 앞으로 현장에서 나오는 제안을 정부가 과감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 전남도지사 재임 중 도입한 ‘100원 택시’가 인기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대중교통이 충분치 않고 자가용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층이 많다. 그래서 농촌의 교통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한 게 100원 택시사업이다. 문재인정부에서 국정과제에 포함시켰고, 현재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100원 택시의 개념을 버스에 적용한 사업도 올해 시작됐다. 100원 택시는 벽지·오지에 보조금을 주고 노선버스를 넣는 방식보다 예산이 훨씬 덜 들어가는 교통모델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어르신들께서 읍내 등으로 외출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월 4.2회이던 주민들의 외출횟수가 100원 택시사업 시행 이후 6.9회로 증가했다. 외출을 하면 자연스럽게 여러 소비활동을 하게 되므로 경제가 잘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100원 택시를 포함한 ‘농촌형 교통모델사업’은 지난해부터 본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확대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올해 관련 예산이 7배 이상 확대됐고 100원 택시를 도입하는 지자체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이용 또한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 농업예산을 홀대한다는 농업계의 불만이 큰데.

▶농민들의 소득안정과 농식품산업의 성장기반 마련 등에 필요한 예산을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농민들께서 보시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농업예산은 꾸준히 증가해왔고, 외국과 비교해서도 농림분야 투자비중이 낮은 편은 아니다. 실제로 2019년 국가 전체 예산 대비 농림분야 예산비중은 4.2%다. 이는 2018년 기준 미국의 3.4%나 일본의 2.4%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쌀값 회복으로 절감된 변동직불금 재원을 스마트농업 확산, 청년농 육성, 직불금 단가인상 등 미래농업을 준비하는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 문재인정부 들어 로컬푸드가 확산되고 있는데.

▶로컬푸드시스템은 중소농에겐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도시 소비자에겐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을 준다. 지난해 전남 나주혁신도시 내 공공기관과 강원·경기지역 군부대를 대상으로 로컬푸드 급식모델을 운영한 결과 지역농가의 참여가 늘어나고 공급물량이 대폭 확대되는 효과가 있었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기관·군부대·학교·유치원 등 공공급식 영역에서 로컬푸드 공급을 확대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지자체에 대해서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나 직매장 설치, 저온유통체계 구축 등 관련 농림사업과 연계해 지원하고, 민간에겐 시민교육 및 소통프로그램 운영 등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 어려운 농업·농촌을 지키고 있는 농민들에게 한말씀해달라.

▶여건이 어려운데도 농업·농촌을 묵묵히 지키고 계시는 농민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 농업·농촌은 고령화와 개방화, 소비형태의 변화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농민 여러분의 노력으로 지난해 농가소득이 4200만원을 넘었고, 농어업분야의 고용이 꾸준히 늘어나는 등 희망적인 변화도 생기고 있다. 정부는 농업이 우리의 중요한 미래산업으로 성장하고, 농촌이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농정혁신에 더욱 힘쓰겠다.

정리=서륜, 사진=이희철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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