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쌀 목표가격 너무 낮다” 논의 거부…향후 일정 안갯속

입력 : 2018-11-09 00:00 수정 : 2018-11-10 23:53
6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2018∼2022년산 쌀 적용 목표가격 변경 동의안’ 문제로 정회되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맨 왼쪽)이 손금주 의원(무소속, 전남 나주·화순, 맨 오른쪽),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해운대을, 오른쪽 두번째)에게 동의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 파행 배경과 전망

야당 ‘192원 인상’ 강력 반발 요청서 제출 시점도 지적

“모든 책임 국회로 돌려…변경 동의요청서 다시 제출을”

여당, 심도 있는 논의 공감

‘정부안은 19만4000원’ 농식품부가 명확히 밝히면 논의 재개 가능성 있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시한 쌀 목표가격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목표가격 재설정을 위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농식품부가 보다 진전된 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목표가격 재설정 논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진통은 예상했지만, 논의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줄은 몰랐다는 게 농식품부 안팎의 반응이다. 이에 따라 정해진 기한 내에 목표가격을 확정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당 왜 반발하나=야당은 우선 농식품부가 제시한 목표가격(80㎏기준 18만8192원)이 너무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해진 산식에만 의존해 너무 성의 없는 가격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경대수 한국당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은 “5년 만에 다시 정하는 목표가격인데 (농식품부가) 법률 탓만 하면서 192원 올려주겠다고 보고하는 것 자체가 농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가격은 농민들에게 말도 꺼낼 수 없는, 인상이라는 용어도 쓸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가격 변경 동의요청서’ 제출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목표가격이 어차피 산식에 의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보다 일찍 제출해 대응방안을 찾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민주평화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뻔한 가격을 왜 지금까지 질질 끌어서 11월에야 내느냐. 액수는 또 그게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까지의 목표가격 18만8000원을 정할 당시에는 2013년 5월29일 요청서가 제출됐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파행된 것과 관련, 야당과 정부간 ‘기싸움’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현행 목표가격을 정할 때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동필 당시 농식품부 장관은 목표가격 변경 동의요청서를 제출한 후 국회에서 “현행법에서 규정한 대로 목표가격(17만4083원)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7년 동안 묶어놨던 목표가격을 4000원 올리겠다는데 그게 법을 놓고 따질 수 있는 일이냐”고 지적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야당이 농식품부가 내놓은 목표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함에 따라 향후 논의 일정은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일단 논의가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충남 보령ㆍ서천)은 “농식품부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새로운 목표가격을 다시 국회에 제시하기 전까지는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7일 “정부가 그간의 약속과 달리 시행령 개정을 통한 쌀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고 모든 책임을 국회에 돌리고 있다”며 “정부는 당연히 물가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한 쌀 목표가격 변경 동의안을 국회에 다시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6일 ‘쌀 목표가격 정부안 제시에 대한 농식품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와 ‘밥 한공기 300원 수준의 쌀 목표가격(24만원) 설정’을 촉구했다.

여당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야당의 지적에 공감한다는 분위기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정부는 목표가격 산식에 따라 계산을 했다고 하지만, 법령에 정해진 산식으로 목표가격을 제시할 것이라면 이렇게 늦게 제시할 이유가 없었다”며 “시간을 두고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데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답답한 입장이다. 더이상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사실상 없어서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가격을 제시할 경우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다만 농식품부와 야당간 물밑 접촉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목표가격 논의를 방치했다간 정해진 시간 안에 목표가격을 확정하지 못하는 ‘입법 불비’ 상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최소한 ‘쌀 목표가격 정부안은 사실상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19만4000원’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히는 등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논의가 이어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도 다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빨라야 다음주 초에나 논의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륜·함규원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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