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92원 올린다고?”…쌀 목표가격 첫 논의 파행

입력 : 2018-11-09 00:00 수정 : 2018-11-09 23:42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 열어 ‘목표가격 변경 동의안’ 상정

야당 “농민 우롱하는 터무니없는 가격”…1시간여 만에 정회



새로운 쌀 목표가격을 정하기 위한 국회 논의가 첫날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변동직불금 지급을 위한 2018~2022년산 쌀 적용 목표가격 변경 동의안’ 등을 상정했다. 이에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목표가격 변경 동의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요청서엔 쌀 80㎏ 한가마당 목표가격을 현행보다 192원 올려 18만8192원으로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회는 요청서 접수 이후 비교적 신속하게 논의를 시작했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이날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농식품부가 제시한 목표가격에 대해 “농민들을 무시하는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밝혔고,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도 ‘19만4000원 이하로는 정부안을 안 내겠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192원 오른 목표가격을 제시했다”며 “이런 가격을 가지고 무슨 회의를 진행하겠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도 “농식품부가 제시한 목표가격은 농식품부가 지금까지 해오던 얘기와는 맞지 않는다”며 “그냥 법령에서 정한 산식에 따라 목표가격을 계산해 제시할 것 같으면 왜 진작 제시하지 않고 이제서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기 위한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개정이 늦어지면 시행령이라도 고쳐 새로운 목표가격을 제시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작 192원 증가한 목표가격을 국회에 제시한 것은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농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정부가 피폐한 농업현실을 되살리고 농민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쌀 목표가격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시행령만 고쳐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법률에 ‘변경되는 목표가격은 쌀의 수확기 평균가격 변동을 고려하여 정해야 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행령만 고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목표가격을 제시하면 위법의 소지가 있다”며 “게다가 시행령만 바꾼다고 해도 개정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오전 11시18분 정회된 후 속개되지 못했다. 여야가 내부적으로 회의 속개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목표가격을 정하기 위한 국회 논의는 당분간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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