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나라살림은 쑥쑥 느는데…농업분야 예산은 찔끔 증액

입력 : 2018-10-10 00:00 수정 : 2018-10-11 00:02

국정감사, 이것만은 짚어보자 ⑽·끝 농업예산

역대 정권 푸대접 이명박정부 평균 2.5% 늘려 박근혜정부는 1.2% 불과 진보정권도 배려 부족

새 정부도 홀대 내년 전체 예산 9.7% 증액 농업예산은 고작 1% ↑ 내후년부터 삭감 방침도 세워 재정당국 설득에 힘 모아야

 

‘2019년도 농업예산안’ 역시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짚어봐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역대 정부에서 계속돼온 농업예산 홀대가 문재인정부 3년 차인 내년에도 나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8월31일 국회에 제출된 2019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은 올해(14조4996억원)보다 겨우 1% 늘어난 14조6480억원이다. 내년도 국가 전체 예산이 470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7% 확대 편성된 이른바 ‘초슈퍼 예산안’이라는 점에서 농업 홀대를 넘어 ‘농업 패싱’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역대 정부에서 계속된 농업예산 홀대=농업예산에 대한 푸대접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특히 보수정권에서 그 정도가 심했다.

이명박정부(2008~2012년) 때 농식품부 예산 증가율은 평균 2.5%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 6.5%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2010년에는 농식품부 예산이 전년에 비해 감소(1억원)하기까지 했다. 2011년의 경우 국가 전체 예산(309조1000억원)은 2010년보다 5.6% 증가했으나 농식품부 예산은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근혜정부(2013~2017년) 때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5년간 농식품부 예산 증가율은 1.2%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 4.2%에 한참 모자랐다. 2013년에는 농식품부 예산 증가율이 마이너스(-) 1.1%였다. 농식품부 예산이 전년 대비 크게 역주행하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2014년과 2017년에도 예산 증가율은 0.8%로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비해 진보정권인 김대중정부 땐 농업예산이 평균 3.1%, 노무현정부 땐 6.5% 증가하는 등 보수정권보다는 그나마 나은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이들 정부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농업을 배려하는 노력이 부족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가 전체 예산 중 10%는 농업예산으로 배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취임 직전인 2002년 9%였던 농림수산부문 예산은 2005년 6.6%, 임기 마지막 해 수립한 2008년 예산은 6.2%에 불과했다.



◆새 정부에서도 기조는 그대로=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농업계는 기대가 컸다. 이전의 보수정권과 달리 그나마 농업을 배려했던 진보정권을 계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한 토론회에서 “2017년 농업예산은 국가 전체 예산 약 400조원 가운데 겨우 3.6%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농업예산에 대해 ‘특별한 배려’가 있을 것처럼 밝혔다.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역대 정부와 비교해 달라진 것은 별로 없었다. 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에 수립한 2018년도 농식품부 예산은 14조499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겨우 0.08%(109억원) 늘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삭감이나 다름없다.

2019년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조만간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갈 내년도 농식품부 예산은 14조6480억원이다. 올해에 비해 1%(1484억원) 늘어난 것이다. 내년도 국가 전체 예산을 470조5000억원으로 올해(428조8000억원)보다 9.7% 확대 편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업예산 증가율은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올해 정부 예산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보인 태도도 문제다. 정부가 6월14일 발표한 ‘2019년 분야별 예산 요구 현황’에 따르면 2019년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을 올해(19조7000억원)보다 4.1%나 줄인 18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말도 안되는 예산안을 내놓고 농업계의 반응을 살핀 후 농업계와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내년 농식품부 예산을 찔끔(1%) 올리는 안을 제시한 것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예산 확보에 총력을=문제는 앞으로도 농업예산 홀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가 2019년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을 2019년 19조9000억원에서 2022년 19조6000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씩 줄인다. 반면 국가 전체 예산은 2022년 567조6000억원으로 2018~2022년 연평균 7.3%씩 확대한다.

이는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농업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만큼 농업예산 비중도 줄여야 한다’는 재정당국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번 국감에서 농업예산 홀대를 지적하고, 향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농업예산이 확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농업계의 주문이다.

이개호 장관을 비롯한 농식품부 공무원들도 치밀한 논리로 무장해 재정당국을 설득하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을 보면 농식품부 예산이 올해보다 1% 늘었는데, 대단히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며 “3% 정도는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농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책은 결국 예산으로 말한다”며 “이 장관이 말한 대로 내년도 농업예산 증가율이 최소 3%가 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