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년농 1만명도 안돼…‘사람 없는 농촌시대’ 맞을 수도

입력 : 2018-10-08 00:00 수정 : 2018-10-08 23:51
청년농이 줄면서 농촌의 고령화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는 2025년 3725가구에 그쳐 전체 농가 대비 0.4%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를 반전시키려면 매년 1000명 이상의 청년농이 추가 유입돼야 한다.

국정감사, 이것만은 짚어보자 (9)청년농 육성

지난해 9273가구로 사상 최저 2025년 3725가구로 줄 듯

전체 농가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6.6%서 0.9%로 추락

의료·교육 등 인프라 열악해 청년들 귀농·귀촌 꺼려

먼저 살고 싶은 농촌 만들고 적응할 수 있는 기회 제공해야
 


청년농 육성은 농업·농촌의 다른 사안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다. 대부분의 농정현안은 정책 대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지만, 청년농 육성은 농정을 펼칠 대상 자체가 사라지는 것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말은 이제 너무도 익숙한 구호가 됐다. 그러나 이대로 익숙함에 젖어 청년농이 줄어드는 문제를 계속 방치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늙은 농촌’이 아닌 ‘사람이 없는 농촌시대’를 맞을 수밖에 없다.



◆농촌에 청년이 없다=2000년 9만명을 넘었던 국내 청년농 인구는 이제 1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는 9273가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3만3143가구였던 2010년과 비교하면 최근 7년 새 반의 반토막 수준(28%)으로 감소했다.

전체 농가에서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6.6%에서 2010년 2.8%로, 그리고 2017년 0.9%로 추락했다. 예전엔 농가 100곳 중 6~7곳에서 청년 경영주를 찾아볼 수 있었다면 이젠 단 한곳에서조차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전체 농가수가 매년 감소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청년농은 한층 더 급격한 속도로 줄고 있는 셈이다.

청년농 급감은 국내 농가의 고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 국가별로 35세 미만 대비 65세 이상 농가 경영주의 비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2015년)는 140.1, 일본(2015년)은 89.3, 미국(2012년)은 5.8, 유럽연합(2013년)은 5.2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수치가 유독 높은 건 국내 고령농이 많아서라기보단 청년농이 매우 적은 현실에 기인한다.

청년농이 없는 농촌마을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읍지역의 농촌마을당 청년농은 2005년 1.19명에서 2015년 0.4명으로 감소했고, 면지역은 2005년 0.88명에서 2015년 0.24명으로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 청년농이 계속 감소한다면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는 2020년 6889가구(전체 농가 대비 0.7%), 2025년 3725가구(0.4%)까지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전시키려면 매년 1000명 이상의 청년농이 추가 유입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살고 싶은 농촌 만들어야=왜 청년들은 농촌에 오지 않을까. 막상 귀농을 결심한 이들이라면 토지·자금 등 기반문제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에 앞서 기본적으로 농촌으로 가고자 하는 청년들의 숫자가 적고, 이는 도시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의료·교통·교육 인프라 등 삶의 질 실태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7년 농어촌서비스기준 이행실태 점검·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진료서비스 항목의 이행률은 2016년 73.9%에서 2017년 71.7%로 하락했다. ‘시·군 내에서 중요과목을 진료받을 수 있다’를 기준으로 한 이 항목은 2019년까지 80% 이행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산부인과가 없는 농어촌 시·군이 늘면서 목표치에서 더욱 멀어지게 됐다.

대중교통 항목의 이행률도 떨어졌다. ‘마을 내에서 대중교통을 하루 3회 이상 이용할 수 있다’를 기본적인 기준으로 한 이 항목의 이행률은 2016년 90.4%에서 2017년 88.6%로 하락했다. 농경연에 따르면 면지역의 경우 노선버스 운행횟수가 10회 미만인 마을은 58.9%, 버스가 아예 다니지 않거나 운행횟수가 3회 이하인 마을은 20%로 나타났다. 또 면지역의 35%는 소재지에 대기하는 택시가 없고, 대기 중인 택시가 2대 이하인 곳도 78.5%에 달했다.

젊은층에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인 교육여건도 농촌은 뒷걸음질하고 있다. ‘전국 농어촌 읍·면 가운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모두 유지하는 비율’을 측정하는 초·중학교 항목의 이행률은 2016년 71.8%에서 2017년 70.2%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에게 농촌으로 가라고 요구하기 이전에 살고 싶은 농촌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도시 환경·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농촌사회와 관계 맺기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정섭 농경연 연구위원은 “도시에 살던 청년들이 농촌에 간다고 바로 농사를 짓고 주민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들에게 농촌에 살면서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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