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세 도입, 정부·국회 엇박자

입력 : 2018-09-14 00:00 수정 : 2018-09-14 23:57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 “재정분권 강화 위해 내년말 시행”

국회 “검토 더 필요”…법안 처리 국정감사 이후로 미뤄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 도입을 놓고 정부와 국회의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고향세 시행’을 재차 확인했지만, 국회는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관련 법안 처리를 국정감사 이후로 미뤘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위원장 정순관)는 11일 문재인정부의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통해 고향세를 늦어도 내년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순관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오늘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방분권 종합계획이 심의·의결됐다”며 “이는 정부 의제 수준을 넘어 정부 정책으로 공식화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지방의 역할·기능· 재정을 강화할 6대 추진전략과 33개 과제로 구성됐다. 고향세는 재정분권 추진전략의 세부과제로 제시됐다. 고향세 도입을 통해 지방재정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거주하는 지역과 고향이 다른 개인이 고향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기부금액 일부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고향세 기부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답례품 제공을 허용하되, 지방자치단체간 과열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상한선을 둔다는 계획이다.

고향세 운영에 관한 투명성도 확보할 방침이다. 고향세와 관련한 별도 계정을 마련해 모집액과 지출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고향세 사용분야는 사회적 취약계층 후원, 청소년 육성·보호,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으로 한정한다. 고향세의 효율적인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종합정보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정 위원장은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지방재정 악화문제를 보완하고, 고향에 대한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고향세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법률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고향세 법안 심사에 들어갔다.

소위는 국회에 계류 중인 고향세 법안 12건 중 기부금 방식을 제안한 법안 6건을 추려 안건에 올렸지만, 원론적인 부분부터 이견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심사에 참여했던 한 의원 측은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도 고향세 도입 필요성에 이의를 제기했다”며 “다음번 법안소위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11월에나 열리기 때문에 당분간 고향세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전했다. 국회 행안위 법안소위 위원 10명 중 농촌을 지역구로 둔 의원은 2명뿐이다.

국회 일각에서는 ‘법안 처리가 해를 넘기면 고향세 도입이 아예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020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내년에는 특정 지역을 자극할 만한 법안 처리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는 고향세 도입에 부정적이다. 게다가 2017년 기준 49.6%인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20년쯤 5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현안을 놓고 정치권이 지방보다는 수도권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치권과 관련 단체에 대한 설명을 늘리는 등 고향세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현우·김상영 기자 limtech@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