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위생·안전업무 일원화 논란 규제 중심 정책…축산업 위축 우려

입력 : 2017-09-13 00:00 수정 : 2017-09-14 10:47
지난 8월 16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직원들이 경기지역 산란계농장에서 가져온 달걀 시료를 긴급 분석하고 있다. 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여야, 식약처로 일원화 법 발의

축산업계 “현장 이해 못한 것” 농장~식탁 통합관리 추세 역행



여야가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 파동을 계기로 축산물 위생·안전관리 업무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큰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2명은 축산물 위생과 안전관리의 모든 업무를 식약처에 맡기는 ‘축산물위생관리법 개정안’을 8월28일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은 “달걀 파동에서 보듯 먹거리 안전에 관한 주무부처가 둘로 쪼개져 있다보니 부처간 엇박자·책임전가 같은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뒤인 8월29일에는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이 같은 당 소속 의원 10명과 함께 민주당 법안과 거의 흡사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국당 역시 법안 발의 취지로 ‘축산물 안전 사태 예방과 수습 과정의 체계적인 대응’을 내세웠다.

현재 축산물 생산단계인 농장·도축장·집유장 안전관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유통과 소비단계의 안전관리는 식약처가 각각 맡고 있다. 정부조직법상 생산단계도 식약처 소관이지만, 실제 업무는 위탁방식을 통해 농식품부가 수행한다.

이번에 여야가 각각 내놓은 개정안은 위탁규정을 삭제해 식약처가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관리하도록 했다. 특히 한국당은 ‘가축 사육방법 개선’을 목적으로 식약처가 검사관을 통해 농장에서 지도·조사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축산업계는 규제 위주의 식약처가 생산단계의 안전관리 업무까지 전담하면 농가소득 증대나 농산물 수급조절 같은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안전관리 업무를 농식품부에서 분리하는 것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을 통합관리하는 국제적 추세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한다.

선진국들은 광우병이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인수공통전염병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축산물 안전관리 업무를 농업 관련 부처에 맡기고 있다. 수의업계 관계자는 “생산단계의 연속 과정인 도축·집유업무를 농식품부에서 떼려는 것은 축산현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이러다 마지막 남은 (생산단계) 안전관리 업무까지 빼앗기는 것 아니냐’며 발끈하는 분위기다. 다만 부처간 다툼으로 비칠 수도 있어 적극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한편에선 식약처가 달걀 파동을 빌미로 식품업무 일원화를 밀어붙인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기 의원과 김 의원은 식약처를 관할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다. 특히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 식약처장을 지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물 안전관리 업무가 식약처로 일원화되면 규제만능주의로 인한 축산업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며 “법안이 발의된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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