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결산] 농업 홀대·농촌 인력난 심화 등 단골소재 재탕 ‘송곳 질의’ 부족

입력 : 2021-10-25 00:00

2021 국정감사 결산

‘대장동 의혹’ 여야공방에 밀려 농해수위, 빅이슈 못 만들어내

설문조사·자료분석 등 토대로 일부 의원 치밀한 질의 돋보여

본지 단독보도로 문제 제기한 수입 건조생강 관세포탈 행위

관세청장, 제도개선 의지 밝혀

 

문재인정부에 대한 마지막 국정감사가 21일 사실상 막을 내렸다. 대선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대장동 의혹’을 놓고 여야 공방이 격화하면서 다른 국감 이슈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국감 첫날인 5일 대장동 특검을 요구하는 야당의 피켓 시위로 감사일정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농해수위 국감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공익직불제 사각지대 문제 등 묵은 쟁점이 재탕되면서 빅이슈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농해수위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공익직불제 개선, 농업예산 홀대, 농축산물 수급조절 실패, 농업 연구개발(R&D) 성과 저조 등 국감 단골소재에 집중됐다. 송곳 질의가 자취를 감추면서 국감장의 긴장도는 떨어졌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양해해달라” “살펴보겠다”는 유보적 답변을 반복했다. 김 장관의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남동갑)은 “검토하는 게 아니라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고,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은 “말년 병장 같은 모습”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크게 주목받진 못했지만 성실한 준비로 정부를 압박한 질의도 있었다. 서삼석 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농민 105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농촌경제 활성화, 농산물 수급안정 등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가 낙제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갑)은 농업법인의 농지거래 현황을 자체 분석해 투기가 의심되는 사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5일 국감에서 11개 광역시·도로부터 받은 농업법인 농지거래 분석결과를 공개했던 최 의원은 20일 종합감사에선 17개 전체 광역시·도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청도)은 야당 의원답게 정부의 농업예산 홀대와 농촌 인력난 심화 문제를 들어 문재인정부의 농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현장에 절실히 필요한 밭농업 기계화 문제를 집요하게 따져 ‘베테랑’ 소리를 들었다.

본지 보도와 관련한 해법이 국감에서 도출되는 성과도 나왔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전북 김제·부안)은 20일 증인으로 출석한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부사장을 상대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농민을 직업으로 등록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유 부사장은 “현재 직업분류 기준에는 농민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가까운 시일 안에 기준을 개선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의 직업분류에 농민이 없다는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본지 9월1일자 1면 보도).

수입 건조생강의 관세포탈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이끌어냈다. 임재현 관세청장은 12일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협의해 건조생강을 사전세액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이 중국산 건조생강의 수입가격 저가신고 문제를 지적하자 제도개선 의지를 밝힌 것이다. 중국산 건조생강 저가신고 의혹은 본지가 단독 보도한 사안이다(본지 9월8일자 1면, 9월13일자 1·3면 보도).

농해수위에서 활동하다 최근 상임위를 옮긴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기재위 국감에서 농업 관련 질의를 이어갔다. 정 의원은 12일 통계청 국감에서 “통계청이 발표하는 양파 재배면적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는 관측치와 차이가 크다”고 꼬집으면서 농업통계 개선을 주장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평균 농가소득에 1인 농가 소득이 빠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본지는 농가소득에 1인가구를 포함하면 정부 발표치보다 최대 8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보도한 바 있다(본지 6월23일자 1면 보도).

국감 기간 농해수위 국감장 앞에선 피감기관 관계자를 위한 음료수가 제공돼 인기를 끌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긴장상태로 장시간 대기하는 피감기관 직원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김태흠 농해수위원장(국민의힘, 충남 보령·서천)이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국감장에서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고 했다.

홍경진·오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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