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 관리 철저히…기후변화 대응 예산 확보에 주력해야

입력 : 202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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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충북 충주 피해지역. 사진제공=산림청

‘이상기후 일상화’ 국가 홍수를 막자 ④산사태 막으려면

올 6~8월 기록적인 비

산사태 1548건이나 발생 9명 사망…피해액 993억

무분별한 벌채 등 주원인
 

 

올여름은 산 근처 농민에겐 악몽 같은 계절이었다. 기록적인 비가 계속 내리면서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6월12일∼8월12일 두달간 발생한 산사태만 1548건으로 면적은 627㏊에 달했다. 피해액은 993억9000만원에 이른다. 인명 피해도 컸다. 경기 가평과 안성, 충북 충주, 충남 아산, 전북 장수 등 5곳에서 9명이나 사망했다. 목숨을 부지한 농가들도 집과 밭 등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하지만 정치권은 농가 피해보다는 ‘태양광 공방’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야권은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근처에 산사태가 집중됐다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대폭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여권은 강수량이 많았던 탓이지 산사태와 태양광 발전시설은 관련이 없다고 핏대를 올린다. 농민을 위로하는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충주시 산척면의 과수농가들은 다가오는 추석이 씁쓸할 뿐이다. 산비탈지역 사과 과수원이 밀집한 이곳은 예년 이맘때면 <홍로> 등 조생종 사과를 수확하느라 웃음이 가득했지만, 올해는 황량한 땅만이 농민을 위로하고 있다. 한 마을 50여농가 중 단 2곳을 제외하고는 죄다 과수 화상병으로 자식 같은 나무를 뽑아 매몰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두번 힘들게 한 건 8월에 닥친 산사태였다. 특이한 건 임도 근처 과수원마다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박철선 충북원예농협 조합장은 “비가 많이 내리기도 했지만 산림청이 임도 관리만 잘했어도 나타나지 않았을 인재”라면서 “산사태 주범으로 부실한 임도 관리와 무분별한 벌채를 꼽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비에 임도가 무너지면서 흙이 과수원을 덮쳤다는 것이다.

마을주민들이 이 부분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설치한 지 20년이 넘는 낡은 임도가 대부분이라며 보상을 해주기 어렵다는 대답에 농민들은 한번 더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실질적인 농가 구제책 마련에 소극적인 것도 아쉽다. 산림청은 8월12일부터 9월8일까지 9건의 산사태 관련 보도·설명자료를 쏟아냈다. 피해 농가를 어떻게 지원할지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고, 기관 책임을 물은 언론의 지적에 대한 소명이 대부분이었다.

산림청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산림 예산을 설명하는 자료에서 산사태 피해 저감을 위한 사방댐을 296곳에서 390곳으로 확대 설치하고, 산사태 발생 우려지역을 지난해 5000곳에서 1만8900곳으로 늘려 조사사업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올여름 산사태 원인을 최장 장마기간을 넘어서는 집중호우로 꼽은 것에 비하면 안일한 대응일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산림분야 예산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국회 논의 단계에서 추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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