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둔내토마토축제 5일 앞두고…폭우·토사에 하우스 ‘물난리’

입력 : 2022-08-10 18:46 수정 : 2022-08-10 18:49

강원 횡성 둔내면 토마토농가들 ‘망연자실’

난개발 토사까지 밀려들어와 ‘인재’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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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횡성군 둔내면에 있는 토마토 시설하우스가 물폭탄에 진흙 펄로 변해버렸다. 오세복 둔내농협 조합장(오른쪽)과 농민 조성기씨가 수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비가 이틀 연속 무서울 만큼 내리퍼붓더니 결국 이를 못 견딘 하천 일부가 범람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개인업자들의 난개발로 발생한 토사가 쏟아져 배수로를 막으면서 삽시간에 토마토가 흙탕물에 잠겼어요. 이제 본격 수확철인데 눈앞이 캄캄합니다.”

9일 오후 강원 횡성군 둔내면 화동리. 주천강 상류에 있는 마을의 시설하우스들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한 광경이었다. 8일부터 10일 새벽까지 쏟아진 300㎜ 안팎의 물폭탄에 급격히 불어난 강물이 마을 저지대를 덮쳐 온통 쑥대밭을 만들어버렸다. 하우스 내부 바닥이 모두 진흙 펄로 변한 가운데 무럭무럭 자라던 토마토도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썼다.

토마토농가 조성기씨(61)는 “20여년 농사에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며 “비가 어찌나 많이 오던지 태풍 때보다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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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피해를 본 토마토 시설하우스 내부 모습.


하우스 바닥에 깔린 멀칭비닐은 흙에 뒤덮여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조씨는 “진흙 때문에 땅이 제대로 숨 쉬지 못하면 토마토잎이 금방 시들고 수확량도 떨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며 “가을철 수확의 기쁨은커녕 자재값이나 제대로 건질 수 있을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곳 둔내면을 포함해 횡성 지역엔 8∼9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한때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둔내면 현천리에서는 9일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한채와 창고가 매몰되며 집주인 신모씨(71)가 숨지기도 했다.

폭우도 문제지만 인재가 겹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인근 야산에서 진행되던 개인업자들의 무분별한 난개발로 발생한 토사가 세찬 비에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일제히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는 것.

야산 아래 6611㎡(2000평) 규모 양액스마트팜에서 방울토마토농사를 짓는 정연규씨(58)는 “토사가 농장 주변 배수로를 막아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못하고 역류하자 성인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며 “막대한 시설투자를 한 농장이 물에 잠긴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만 나온다”고 했다.

오세복 둔내농협 조합장은 “공교롭게도 이번 주말 둔내토마토축제가 열리는데 농가들이 큰 수해를 입고 망연자실하고 있어 농협은 복구용 생필품 등을 최대한 지원하며 재기를 돕고 있다”며 “정부에도 근본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 문막읍 일대에도 200㎜가량 집중호우가 내리며 건등1리에 있는 인삼밭 일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채진숙 건등1리 이장(64)은 “농가가 올해 큰맘 먹고 심은 인삼이라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인근 섬강이 범람하자 하천 둔치가 잠기면서 문막교 아래 설치돼 있던 간이화장실이 강물에 둥둥 떠다니는 웃지 못할 광경도 목격됐다. 원주시 부론면에선 양돈농장이 침수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횡성·원주=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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