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바리스타 떴다”…공동체 회복 밑거름

입력 : 2022-08-05 00:00

삼태산체험휴양마을 주민들 카페 열어

여성농 자원봉사자 바리스타 교육 이수

지역특산물 수박주스 개발…대표메뉴로

“관광과 연계…침체된 마을에 활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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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군 어상천면에 ‘어상천 참새 방앗간’ 카페를 연 우성용 삼태산영농조합법인 위원장(맨 왼쪽)과 자원봉사자들이 손하트를 보여주며 마을공동체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어상천 참새 방앗간’ 카페를 통해 마을에 다시 활기가 돌았으면 좋겠습니다.”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삼태산농촌체험휴양마을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침체된 마을을 살리기 위해 카페를 열어 주목받고 있다.

개점 이틀째인 2일, ‘어상천 참새 방앗간’ 카페에서는 마을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유니폼과 앞치마를 맞춰 입은 자원봉사자 8명은 커피와 차를 만들고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직 서툰 손놀림이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쳤다. 일을 하는 중간중간 처리가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함께 모여 의논하고 해결해나갔다.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사과·호두·고추·마늘 등을 재배하는 50∼60대 어상천마을 여성농민들이다.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김순화씨(64)는 “영농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 속에서도 침체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카페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태산농촌체험휴양마을의 새로운 도전은 와해되는 농촌마을 공동체를 되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시작됐다. 마을은 도시민들이 연중 찾아 농촌체험관광을 즐기고 힐링하는 명소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꿔놨다. 관광객의 방문이 뚝 끊겼고 농사체험을 위해 마련한 농산물 판매도 막혀버렸다. 견디다 못해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삼태산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해산 위기까지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던 우성용씨(75)가 새 위원장을 맡으며 변화를 모색했다. 우 위원장은 “마을주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조합의 해산이 마을공동체 붕괴를 의미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며 “마을시설을 활용하고 주민들도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하던 중에 마을카페가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삼태산영농조합법인은 조합이 재편되며 모인 출자금 가운데 200만원과 올해 5월 단양군 주민 공모사업에 참여해 받은 공동체활성화 지원금 800만원을 합쳐 카페를 창업했다.

주민들은 커피 기술을 배우기 위해 버스를 대절해 제천시를 오가며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커피부터 농특산물로 만든 음료까지 여느 카페 부럽지 않은 다양한 메뉴를 갖췄다. 지역특산물인 어상천 수박으로 주스를 개발해 대표 메뉴로 내놨다. 가격은 2000∼3000원대로 일반 카페에 비해 훨씬 저렴한 수준으로 정했다. 몸이 불편하거나 연로한 어르신들을 위한 배달서비스도 준비했다. 근무일정표도 만들어 카페 운영에 차질이 없게 했다.

아울러 그동안 방치돼온 삼태산문화센터 회의실을 카페로 탈바꿈했다. 주민들은 첼로·트럼펫·액자·항아리·소여물통 등 다양한 소품을 집에서 가져와 카페를 꾸몄다. 쟁반도 목공예를 배운 주민이 손수 만들었다. 테이블과 의자는 회의용으로 쓰던 것을 직접 만든 보를 씌워 한껏 분위기를 냈다. 카페 이름은 ‘마을 주민과 방문객들이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자’는 의미를 담아 ‘어상천 참새 방앗간’으로 지었다.

지난해 회사 퇴직 후 조합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안복남씨(62)는 “카페를 준비하며 눈인사 정도로 지내던 마을 주민들과 친해지고 비로소 마을공동체의 일원이 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바리스타 교육 후 함께 복습하고 우리만의 레시피를 만들며 삶의 활력을 되찾게 됐다”고 반겼다.

삼태산영농조합법인은 앞으로 카페가 마을주민이든 관광객이든 누구나 언제라도 편하게 찾아 이야기를 나누며 쉴 수 있는 사랑방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카페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은 삼태산문화센터 유지비용에 충당하고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우 위원장은 “마을카페를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재개될 농촌체험관광과 연계해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관광콘텐츠로 발전시켜 마을공동체를 회복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단양=황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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